삼성전자 주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매수…'동학개미' 위한 맞춤형 랩 나왔다

입력 2020-04-03 17:14   수정 2020-04-04 01:05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증권사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다시 시장에 나오고 있다. 랩은 고객 돈을 1 대 1 맞춤형으로 다양한 자산에 알아서 투자해주는 상품으로 10년 전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특정 종목 편입비율 규제(10%룰)가 없다는 점을 활용해 삼성전자 등 개인투자자가 원하는 종목을 최대한 담는 상품도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삼성전자 단일 종목을 시장 상황에 맞게 분할 매수하는 ‘한국투자국민기업랩(삼성전자) 타입 A/B’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싶지만 언제 어떻게 사야 할지 모르는 투자자를 겨냥했다. 타입A는 현재의 삼성전자 주가 수준에서 매수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이다. 가입 직후 투자액의 70%를 먼저 매수한 뒤 나머지 30%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타입B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한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및 저평가 고배당 금융주에 투자하는 ‘하나 고배당금융테크랩’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주요 금융지주사 주식 또는 이를 포함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 구간을 설정해 삼성전자와 유가증권시장 PBR이 특정 수준 이하일 때 분할 매수하도록 설계됐다.

랩은 2010년대 초반 서울 강남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펀드 인기가 시들해지자 주가연계증권(ELS),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공모주 등 틈새 상품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랩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투자자문사가 포트폴리오 선정·운용을 주도하는 자문형랩에 돈이 올렸다. 자문형랩은 2010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차화정 투자 비중을 80%까지 높인 자문형랩도 나왔다.

2011년 중반 이후 차화정 주가가 하락하고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맴돌기 시작하면서 자문형랩 인기는 순식간에 꺼졌다. 2011년 5월 9조원이 넘었던 자문형랩 잔액은 2015년 1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자문형랩 시장을 주도했던 브레인투자자문(현 브레인자산운용) 등 투자자문사는 속속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그 결과 증권사가 고객 돈을 직접 굴리는 일임형랩을 포함한 전체 랩 규모는 2016년 말 100조8169억원에서 작년 말 116조7967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는 시장 상황에 맞게 기준을 정하고, 문턱을 낮춰 랩 활성화에 다시 나섰다. 과거 랩은 최소 가입금액이 3000만~5000만원에 이르렀지만 이번에 한투증권과 하나금투가 출시한 랩은 1000만원으로 문턱을 확 낮췄다. 투자일임 수수료도 0.5~0.7%(선취 기준)로 과거(2%대)보다 낮아졌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아무리 우량주와 고배당주 위주로 구성된 랩이라도 기본적으로 위험자산 투자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투자 성향을 충분히 파악한 뒤 적절한 위험도를 지닌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랩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지 관심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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