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일하기 편하게…코로나가 '아파트 설계'까지 바꾼다

입력 2020-04-06 17:10   수정 2020-04-07 01:44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준성 씨(40)는 최근 서재에 칸막이와 새 책상을 들여놨다. 맞벌이하는 아내와 함께 재택근무하는 기간이 길어지자 ‘가정 내 사무실’을 마련한 것.

김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체제가 길어지자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 방 구조를 바꿨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생 아이 역시 집에서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거실을 공부방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집에서 휴식과 업무, 여가활동 등 모든 일을 하려다 보니 방 세 개짜리 아파트는 좁은 것 같다”며 “기회를 봐서 방 네 개짜리 집으로 옮기려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주거문화도 바꾸고 있다.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모바일 쇼핑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에 ‘올인룸(all in room)’ 현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올인룸은 ‘방 하나에 모든 것을 갖춘다’는 의미다. 코로나 시대에 집은 방에서 일하고 식사하고 휴식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만능 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피데스개발 R&D센터는 지난해 말 발간한 ‘2020~2021 주거공간 7대 트렌드’ 보고서에서 올인룸에 주목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주거공간이 경계를 초월하게 됐다”며 “앞으로 집이 휴식 공간을 넘어 청년들의 창업 기지, 직장인의 재택업무 공간,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대면과 비대면이 각각 요구되는 상황을 경험했다”며 “더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비대면 업무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택업무, 온라인 강의 등으로 인한 대형 면적 아파트 선호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방에서 방으로 출근’하고 집에서 모든 걸 해결하려다 보면 그만큼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침실과 업무 공간, 학습 공간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보다 많은 방을 원하는 가정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창의력 향상을 위해 천장을 높이는 공간 디자인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앤 메이어스레비 미국 미네소타대 경영학과 교수팀은 높은 천장 아래서 문제를 푼 사람들이 낮은 천장에서 문제를 푼 사람들보다 좀 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논문을 내놨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현재 2.4m 수준인 천장고를 3.0m 수준으로 높인 특화 공간을 갖춘 주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집에서 장시간 머물기 위해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는 시설에 대한 요구가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명기 GS건설 건축주택마케팅팀 부장은 “미세먼지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공기정화, 에어샤워 최첨단 기능을 갖춘 신축 아파트에 대한 거주민의 만족도가 높다”며 “앞으로 주요 분양 단지에 차세대 공기청정 시스템이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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