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비즈니스, 의(衣),식(食)에 이어 주(住)로 확장…펫 동반 호텔·오피스텔 등 속속 등장

입력 2020-04-05 12:58   수정 2020-04-05 13:16


국내 대표적인 호텔리조트업체인 대명소노그룹은 고양시에 들어설 5성급 호텔에 반려동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중이다. 부동산 개발사 SK D&D는 내년 하반기 완공될 오피스텔의 4분의 1을 반려동물을 키우는 1~2인 가구를 위해 공급할 계획이다. 삼화페인트공업은 페인트업계 최초로 자사의 페인트 제품들을 대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거공간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반려동물 제품인증’을 획득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펫 비즈니스가 과거 의(衣),식(食) 중심에서 주(住)로 확장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점차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이 편안하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구조, 설계, 컬러, 자재 등을 적용한 주거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호텔이나 유치원과 같은 시설서비스를 비롯해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리조트, 반려동물 편의시설을 갖춘 빌라 등이 그것이다. 허영희 삼화페인트공업 프리미엄사업부 상무는 “반려동물을 위한 주거공간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며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을 배려한 주(住)시장이 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업계는 한국에서 통상 600만가구, 1500만명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7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574만가구가 반려견 632만마리, 반려묘 243만마리를 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사육 인구수는 약 1481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올해 3조3000억원에서 2025년 5조3000억원, 2027년에는 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준영 반려견주택연구소 대표는 “현재 반려동물 연관산업 가운데 70~80% 정도를 사료가 차지하고 나머지는 의료, 미용, 의류 등이다”며 “주거 관련 부분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려동물 인구 1500만명 시대에 주택건설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보다 펫 비즈니스가 발달한 일본을 보면 향후 한국의 변화 양상을 예측해볼 수 있다. 일본 전체 임대주택 시장 가운데 15%가량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주택으로 분류된다. 임대를 포함한 전체 주택시장으로 넓히면 그 숫자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주택시장에서 반려동물 관련 주택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주거공간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주목받는 펫테리어 시장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기존 주택을 반려동물을 위한 자재를 사용해 리모델링하는 ‘펫테리어’에 나서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전원주택을 짓거나 도심에 소규모 빌라 신축도 늘고 있다. 이런 주택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자재는 반려견의 짖는 소리가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현관문 앞에 설치하는 흡음제다. 반려견들이 미끄러운 바닥을 달리다 어깨가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바닥 미끄럼방지 매트를 설치하는 경우도 많다. 반려동물들의 배설물로 인한 오염을 막는 바닥 코팅재, 눈 건강에 좋은 깜빡임 없는 램프 등도 반려동물을 위한 대표적인 건축자재다.

삼화페인트공업은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신사업의 핵심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잘 볼 수 있으면서도 유해하지 않은 페인트를 반려동물 전용공간에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강아지가 볼 수 있는 노란색과 파란색 계열의 컬러군을 중심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색을 모은 ‘펫러브 컬러팔레트’를 내놨다. 또 페인트업계 최초로 기존 제품 가운데 반려동물에게도 친환경적이라는 ‘반려동물 제품인증’을 받았다. 노령동물전문병원인 황금동물병원 오원석 원장은 “사람보다 훨씬 몸집이 작은 반려동물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선 반려동물인증을 획득한 제품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펫 주거문화 기업으로 확산

펫테리어 트렌드는 개인에서 그치지 않고 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SK D&D는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 ‘에피소드 서초(가칭)’의 400실 가운데 100실을 펫 공간을 갖춘 가구로 구축할 계획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세대를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강아지 유치원·놀이터와 같은 커뮤니티 공간도 조성하고, 루프탑에는 반려동물과 산책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든다.

내부에는 반려동물의 짖는 소리를 막기 위해 중문을 설치하고, 행동반경을 넓히기 위한 미니 테라스도 설치할 예정이다. 욕실에는 털 막힘을 방지하는 배수 시스템을 적용하고, 반려동물 냄새를 줄이기 위한 환기 팬도 설치할 계획이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2월 펫비즈니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반려동물과 동반 투숙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노소호텔&리조트(옛 대명호텔앤리조트)는 전국 17개 리조트의 전체 1만여실 가운데 650실을 펫 전용 객실로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미끄럼 방지 코팅이 된 바닥재를 설치하고, 시력이 좋지 않은 개를 위해 깜빡임이 없는 전구로 조명을 바꿀 예정이다. 반려동물 특유의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환기시스템도 설치하며, 펫 전용 객실 바로 앞에 ‘펫 플레이 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고양에 세울 5성급 호텔 ‘소노캄 고양’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 1~3층에 펫을 위한 카페, 뷰티숍, 병원, 보딩센터(위탁시설), 야외 라운지 등 반려동물 기반시설을 만들어 반려동물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신규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7월 개장 예정이다. 최종진 대명소노 펫사업부 전략기획팀장은 “레저시장에서 반려인들은 신규 시장”이라며 “반려동물과 함께 휴가를 가고 싶어했던 반려인들을 흡수하기 위한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서기열/민경진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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