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박민영·서강준, 꽉찬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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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4-22 09:40   수정 2020-04-22 09:42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박민영·서강준, 꽉찬 해피엔딩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박민영, 서강준의 재회로 마무리됐다.

21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최종회에서는 북현리의 봄과 함께 목해원(박민영)과 임은섭(서강준)이 다시 만나하며 행복하게 마무리됐다.

길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 얼어붙어 있던 북현리는 한기를 털어내고 봄의 기지개를 켰다. 북현리 이곳저곳에 봄의 기운을 전달해 준 살랑바람은 목해원의 마음에도 도달했다. 힘들었던 서울 생활에 첼로도 싫어졌었지만, 마음이 좀 데워지고 나니 "그 정도까진 아니구나. 행복했던 적도 있었네"라는 걸 깨달은 것.

주변과의 사이도 안정을 되찾아갔다. 좀처럼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았던 엄마 심명주(진희경)는 처음으로 딸에게 편지를 보내 용서를 구했고, 이모 심명여(문정희)는 해원의 배웅을 받으며 떠났다. 살얼음판을 걷던 친구 김보영(임세미)과는 문자 정도는 주고받으며 다시 친밀도를 쌓아가는 초석을 마련했다.

"잘 있어"라던 임은섭과도 북현리에서 재회했다. 다시 만난 은섭을 보며 말갛게 웃는 해원은 북현리에서 그와 함께 아주 오래오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렇게 '날찾아'는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평범한 일상들을 쌓아 차곡차곡 매일을 살아가다 보면, 그렇게 쉬지 않고 달려 나가다 보면, 행복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겨울의 끝자락, 추운 몸과 마음을 난로 위 주전자처럼 데워 준 '날찾아'가 남긴 따스한 온기, 뭉근한 뚝심으로 빚어낸 멜로 마스터피스의 여정을 되짚어봤다.

#. 어둠의 길을 밝히는 손전등 & 마음을 데워주는 포옹

'살인자의 딸'로 살아야 했던 해원은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홀로 거닐고 있었다. 엄마는 아빠를 죽인 죄로 감옥에 갔고, 단짝친구 보영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겠다던 자신의 아픈 비밀을 다른 이에게 발설했으며, 언제나 자신에게 따뜻한 품을 내어 준 할머니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 해원의 옆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힘겹게 어둠의 길을 헤쳐 나가고 있었던 그녀에게 다가와 준 건 누구보다 따뜻했던 은섭이었다. 한줄기 빛과도 같았던 은섭은 한없이 다정한 눈빛으로, 포근한 품으로, 아늑한 손길로 또 힘을 실어주는 말 한마디로 어두웠던 해원의 세상을 환히 밝혔다.

점점 마음이 데워지다 보니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것 같은 은섭에게도 밑바닥의 시간들이 있었다는 것. 그는 외롭고 힘들어질 때면 상처 입은 영혼을 고이 숨겨 뒀던 오두막집으로 향했다. 은섭의 짙은 고독과 그리움으로 채워진 오두막집은 그가 얼마나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담고 있었다.

그 외로움의 시간들을 알아 본 해원은 그 속에서 혼자 얼마나 외로웠냐고, 얼마나 마음이 추웠냐며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그렇게 해원이 은섭을, 또 은섭이 해원을 꼭 끌어안은 순간 차가웠던 둘은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외로움은 또 다른 외로움을 만나 비로소 아늑함이 됐다.

#. 용기 없는 자들에게 전하는 말

'날찾아'의 등장인물들은 서로에게 용기 내지 못하고 전하지 못한 말들이 많았다. 가령 "사랑합니다"라던가, "미안합니다"라던가, 혹은 "떠나지 말아 달라"라던가 모두 용기가 없어서 하지 못한 말들이었다. 심명여는 이에 대해 "어떤 건 일부러 말해주지 않으면 영영 모르기도 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언제까지고 마음속에 묵혀두기만 한 채 전하지 못한 말들은 끝내 상대에게 닿지 않는다. 그리고 닿지 않은 마음은 상대의 오해를 부풀린다. 명주가 가정폭력을 감추기 위해 해원을 냉대했던 시간들이 되레 딸에게 크나큰 상처를 입힌 것처럼 말이다.

서로의 속마음을 읽을 수 없는 우리는 말을 해야 알고, 표현을 해야 상대의 생각을 알 수 있다. 그래야 마음이 다치고 속이 허해지기 쉬운 날들을 서로의 따스한 말들로 버틸 수 있다고 '날찾아'는 말하고 있다.

#. '관계'에 대한 통찰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먼 옛날, 둘도 없던 친구였던 보영이 해원을 둘러싼 안 좋은 소식을 바로잡겠다며 그녀가 북현리로 내려온 진짜 이유를 누설한 것처럼 말이다. 그 후로 친구들의 거친 괴롭힘을 견뎌내야 했던 해원은 보영을 쉽게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보영은 해원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녀의 앞에 나타나 소명의 기회를 갈구했다. 보영에게는 그때의 일이 단 한 번의 실수였고, 자신이 용서를 구하면 좋았던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해원의 생각은 달랐다. 신뢰란 유리 같아서 한 번 깨져버리면 다시 붙인다고 해도 그 금이 선명하게 남아 절대 되돌릴 수 없다 믿었다.

보영은 "금이 좀 가면 안 되는 거야"라는 머리가 멍해지는 답변을 내놓았다. 무엇이든 시간이 지나다 보면 흠이 생기고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라는 것.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완전무결한 관계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한테 미안해야 될 일들을 만들고, 또 사과하고 다시 붙이고 그러면서 사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이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되지 않을 순 있다. 그러나 해원에게 상처를 준 명주와 명여 그리고 보영까지 용기 내어 미안하다고 전한 것처럼, 용서를 구할 사람은 용기 내 사과의 말을 전하고, 흠집 나고 금이 관계를 인정하는 태도가 마음의 사막을 정원으로 만들 수 있는 한 방법이지는 않을까. '날찾아'는 이렇게 해원과 은섭의 사랑을 넘어, 모든 완벽하지 관계에 대해 반추하게 만드는 유의미한 시간을 마련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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