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모니터·노트북 LCD로 승부

입력 2020-04-23 17:28   수정 2020-04-24 02:13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이 지난 1월 꺼내든 올해 경영 화두는 ‘차별성’이다. 중국 업체가 장악한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사업은 과감히 축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신 차별성이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입지를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염두에 둔 고부가가치 LCD 패널은 노트북·모니터용 제품이다.

정 사장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노트북용 패널 출하량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등이 확산된 영향이 크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옛 IHS마킷)에 따르면 3월 노트북용 LCD 패널 출하량은 1603만5300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공장이 줄줄이 멈춰섰던 지난 2월 출하량 대비 54.3%,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1월에 비해서도 12.7% 늘었다. 지난달 모니터용 LCD 패널 출하량도 1300만6000장으로 2월 대비 37.8% 늘었다. 작년 3월과 비교한 증가율은 4.1%다.

모니터·노트북용 패널 출하량 회복 속도가 빠른 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 크다. 재택근무 확대, 각급 학교의 온라인 강의 실시, 게임 인기 등의 영향으로 PC(노트북 포함) 판매가 급증하면서 관련 패널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가전제품 대형유통점인 전자랜드에 따르면 국내 PC(노트북 포함)는 2월엔 전년 동월 대비 24.0%, 3월엔 43.0% 더 팔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활상의 변화에 따라 재택근무, 원격교육, 게임 등 수요가 증가했다”며 “노트북과 모니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패널 출하도 늘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노트북·모니터 LCD 패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TV보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싼 데다 당분간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4K(해상도 3840×2160) 기준 노트북 LCD 패널의 1분기 평균 판매단가는 169달러, 모니터는 141달러다. TV 평균 판매단가는 138달러에 그쳤다. 디스플레이업체 관계자는 “작은 화면에 화소를 다 넣어야 하고 어느 각도에서도 잘 보이도록 시야각을 넓히는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가격이 비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파주 LCD 공장의 TV 패널 생산 라인을 모니터·노트북용으로 전환해 작년 46%였던 모니터·노트북 생산 비중을 60%까지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사장도 최근 “파주공장에선 TV 패널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한 IT용 패널을 중심으로 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1분기에 영업손실을 예상보다 축소할 수 있었던 것도 모니터·노트북 패널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4조7242억원, 영업손실 36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손실은 작년 4분기(4219억원)보다 600억원 정도 줄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실적 설명회에서 “재택근무 및 온라인 활동 확대 등 요인으로 노트북, 태블릿 등 전 제품에 걸쳐 전분기 대비, 전년 대비 출하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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