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승 한꿈학교 이사장 "獨 통일 현장 보면서 탈북학생 교육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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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05 18:41   수정 2020-05-06 00:15

백태승 한꿈학교 이사장 "獨 통일 현장 보면서 탈북학생 교육 관심"

“통일은 한순간에 이뤄지는 게 아니에요.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는 게 중요한데 탈북 청소년들이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난 3월 30일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한꿈학교’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백태승 연세대 명예교수(68·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통일을 대비하는 첫걸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백 이사장은 1992년 연세대 법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래 30년 가까이 민법을 연구해온 법학계 원로다. 1999년부터는 정부의 민법 개정 과정에 깊숙이 참여해왔다. 평생을 학자로 살아오다 사회적 약자인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교육에 발벗고 나선 이유에 대해 백 이사장은 “법학은 본질적으로 봉사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의 법철학자 구스타프 라드브루흐의 말을 인용하며 “법을 공부하는 목적은 빵, 출세, 타인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 등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며 “2014년부터 한꿈학교 이사로 참여해온 내 삶이 봉사를 추구하는 법학자로서의 삶과 구분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봉사를 중시하는 백 이사장이 북한 이탈주민에게 특히 더 관심을 두는 것은 독일에서의 유학 생활과 관련이 있다. 1980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그는 1984년 독일연방은행으로 연수를 갈 기회를 얻었다. 이때 분단국가이면서도 선진국인 독일에 매료됐다고 한다. 퇴사를 결심한 그는 1985년 곧장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이렇게 인연을 쌓은 독일에서 1990년 박사학위를 취득할 때까지 그는 서독과 동독의 통일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백 이사장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훨씬 이전부터 수많은 동독인이 장벽을 넘어 서독으로 왔고, 서독은 이들을 적극 포용했다”며 “한국도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탈북민을 어떻게 포용하느냐에 통일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이사장은 탈북민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포용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여명학교(또 다른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가 교사(校舍) 이전을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의 반대로 무산된 일이 있었다”며 “탈북 청소년 모두가 마음에 하나씩 상처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님비(NIMBY·지역이기주의) 현상은 통일은 물론 동화 자체를 가로막는 행위”라고 했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한꿈학교는 전교생 37명 규모의 미인가 대안학교다. 졸업생 9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교육의 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직 탈북 청소년 교육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백 이사장의 설명이다. 한꿈학교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한 상가의 지하 1층에 있다. 백 이사장은 “학생들이 햇빛을 볼 수 있도록 시설을 지상화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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