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코로나 불황'에 돈 줄 마른 의류 업체, 사모채 시장에서 '급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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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4-26 10:12   수정 2020-04-26 10:14

[김은정의 기업워치]'코로나 불황'에 돈 줄 마른 의류 업체, 사모채 시장에서 '급전' 마련

≪이 기사는 04월23일(15: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의류 업체들이 사모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유동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서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선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의류 업종을 기피하고 있어 선택한 고육지책이란 분석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이달 초 1년 만기 80억원어치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인디에프 역시 지난 21일 사모 회사채 시장에서 1년 6개월 만기로 70억원을 확보했다. 태평양물산은 지난달에만 두 차례에 걸쳐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모았다. 지난달 2일과 11일에 각각 60억원, 50억원씩이다.

의류 업체들은 주로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사모 회사채를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차입금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자 '급전' 마련을 위해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류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국내외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다중 이용 시설 방문 등이 제한되면서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은 의류 제품에 대한 소비가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는 태평양물산, 신원, 패션그룹형지 등 의류 업체의 신용등급 전망을 지난 14일 하향 조정했다. 국내 의류 업체들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30%씩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의류 업체는 70~80%까지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매출 감소에 따라 인건비, 임차료, 감가상각비 등의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의류 업체는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코로나19 여파가 큰 의류 업종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뚜렷해 지고 있다. '노스페이스' 제조사로 잘 알려진 영원무역은 지난 21일 진행한 공모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간신히 목표 금액을 채웠다. 영원무역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 국내 의류 업계에서 우량한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몇 안되는 업체 중 한 곳이다. 그런데도 목표 금액(500억원)만을 간신히 채웠다.

별도로 수요 예측 과정이 필요 없는 사모 회사채는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적 계약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동일한 신용도에 비해 금리만 높게 제시하면 공모 회사채에 비해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게 쉽다. 물론 공모 회사채처럼 3년 이상의 장기가 아닌 1년~1년6개월 만기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임원은 "의류 업체들의 유동성이 빠르게 말라가고 있는 것 같다"며 "일부 업체들은 본사나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통해 긴급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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