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뱃살 늘어난 중년여성 심장질환 위험

입력 2020-05-01 11:30   수정 2020-05-01 11:4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집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많다. 활동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작용도 있다. 운동은 못하고 먹는 양이 늘다보니 체중이 불어난다. 확진자를 빗대 만든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이유다. 실제 국내 20~50대 성인 남녀 중 43%가 체중이 늘었다고 답한 설문 결과도 있다. 하지만 체중이 갑자기 늘고 복부 비만이 생기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특히 중년 여성은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준환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흉통으로 병원을 찾아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55세 이상의 폐경 여성 65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복부비만이 있으면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더 높았다.

조사 대상자의 47.2%에게 관상동맥질환이 확인됐는데 이들 중 허리둘레가 85㎝(33.5인치) 이상으로 복부비만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높았다. 복부비만 여성 중 관상동맥 환자는 55.5%, 그렇지 않은 여성은 41%였다.

비만은 내피세포의 기능을 망가뜨린다. 비만하면 몸 속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관상동맥경화증 등을 일으킨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 등이 생길 위험이 높다. 각종 관상동맥질환도 마찬가지다.

조 교수팀이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허리 둘레를 비교했더니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중년 여성의 허리둘레는 평균 84.7㎝였지만 질환이 없는 여성은 82.4㎝였다.

복부비만이 있는 중년여성은 협심증,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도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비만과 관상동맥질환과의 연관성이 있는지도 확인했다. 대개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일 때 비만이라고 한다. 연구팀이 관상동맥질환이 생긴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사이에 비만도를 측정했지만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단순한 비만보다는 복부비만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몸 속 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 교수는 "폐경 후 여성에게 복부비만과 관상동맥질환 간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에스트로겐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했다.

에스트로겐은 항염증·항산화 작용을 한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는 것을 막고 심혈관계를 보호한다. 폐경 후 여성은 이런 에스크로겐 호르몬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복부 내장 지방이 증가하고 동맥경화나 혈관 기능 장애가 생기기 쉽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이상지질혈증이 생길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들면서 팔과 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만 볼록하게 나오는 거미형 체형으로 바뀌었다는 사람들도 많다. 근력이 줄고 지방이 늘어나는 것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신호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살이 찌고 비만하면 건강이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비만을 평가하는 BMI는 단순히 몸무게만 계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몸속 근육량이 얼마인지, 지방량이 얼마인지 등은 파악하지 어렵다. 허리둘레를 통해 계산하는 복부비만 수치는 몸 속 지방량을 파악하는 데 비교적 정확한 수치다. 복부비만인 노인은 그렇치 않은 노인보다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 활동량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복부비만 위험이 높은 중장년 여성은 식습관을 조절하고 평소 집에서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복부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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