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HMM 사장 "초대형선으로 한국 해운 재건할 것"

입력 2020-05-03 15:13   수정 2020-05-03 16:29

배재훈 HMM(옛 현대상선) 사장은 "2020년은 HMM 뿐 아니라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 사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연지동 사옥에서 진행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선박 대형화로 치킨게임에 나서고 있는데, HMM은 더 큰 컨테이너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전세를 역전시키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HMM은 지난달 23일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선인 '알헤시라스호'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시켰다. 이 배는 길이만 약 400m에 달해 수직으로 세우면 아파트 166층 높이가 된다. 배의 폭도 61m로 축구장 6개 크기다. 컨테이너를 2만4000개 실을 수 있다.


배 사장이 "올해가 한국의 해운산업의 원년"이라고 말한 건 이 같은 초대형 선박들이 줄줄이 HMM에 입고된다는 데에 따른 자신감이다. 그는 "올해 2만4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선 8척, 내년에 1만6000TEU급 8척을 순차적으로 투입한다"며 "초대형선으로 운항하면 현재 유럽항로의 운항 비용을 약 15%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사장이 초대형 선박을 통해 해운업 재기에 나선 건 2010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해운업계의 대형화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덴마크, 중국 등의 대형 해운회사들이 앞다퉈 선박 크기를 늘려 단가를 떨어뜨렸고, 이에 적응하지 못한 한진해운 등 국내 해운사들은 파산했다.

배 사장은 "배를 모두 인도받는 내년 말이면 HMM의 선복량은 87만TEU로 늘어나 지금의 세계 9위에서 8위 선사로 한 계단 도약한다"고 했다.

배 사장은 HMM이 지난달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도 합류한 것과 관련, "종전 2M(머스크·MSC) 얼라이언스와 달리 디 얼라이언스는 다른 해운사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HMM이 주도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장실 산하에 비상상황실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글로벌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컨네이너 운임도 최근 급락했다. 배 사장은 "1분기에는 중국 쪽에서 줄어든 물류를 동남아노선 확대로 막았지만, 2분기부터는 유럽 미국 쪽도 물동량이 줄어 고민이 많다"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대응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사장실에 비상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사장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연휴 때 제주도로 관광객이 몰리는 것처럼 상황이 진정되면 그동안 밀렸던 물류가 갑자기 폭발할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최대한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지만 선박 금융 등을 통한 정부의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새장은 LG반도체와 LG전자를 거쳐 범한판토스 사장을 지냈다. 2019년 3월부터 HMM을 이끌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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