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살려야 식문화 강국…제2의 샤인머스캣 키워라

입력 2020-05-06 17:31   수정 2020-05-07 00:58

가농바이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산란계 직영농장이다. 경기 포천 농장에서 닭 120만 마리가 하루평균 96만 개의 달걀을 낳는다. 주요 유통·식품업체에 45년간 달걀을 공급해왔다. 오메가3가 함유된 ‘금계란 스마트에그’ 등의 프리미엄 달걀이 이 농장의 주력 제품이다. 이런 제품을 내놓기 위해 독일에서 최첨단 설비도 들여왔다. 두 차례나 장비를 업그레이드했다.

일본과 중국의 양계업자들도 가농바이오의 생산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수시로 찾아오고 있다. 가농바이오는 올해 창업 45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 싱가포르 등에 달걀 수출을 앞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출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유재흥 가농바이오 회장은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들에서 수급처가 막히자 달걀 등 식료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현지에서 한국 식품 인기가 좋아 한국어 표기 그대로 수출해달라는 요청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어 표기 그대로 수출해 달라”

가농바이오는 한국이 세계적인 식문화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롤 모델’로 꼽힌다. 식문화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 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농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농바이오 같은 스타 기업들이 금계란 스마트에그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산 스타 작물의 다른 예가 포도다. 지난해 국산 포도 수출액은 2350만달러. 2014년 225만달러에서 5년 만에 10배 수준으로 늘었다. 과일과 채소 중 가장 많이 수출되는 ‘스타 품목’이 됐다. 그 배경엔 ‘망고포도’로 불리는 ‘샤인머스캣’이 있다. 샤인머스캣은 한국산 신선 과일에 대한 이미지를 높인 ‘일등 공신’으로도 불린다.

샤인머스캣은 1988년 일본에서 개발된 고급 청포도 품종이다. 다른 포도 품종과 달리 씨 없이 껍질째 먹을 수 있고, 당도도 높다. 단가는 일반 포도의 세 배 수준이다. 저장 기간도 길다. 농촌진흥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샤인머스캣을 ‘수출 주력 품목’으로 삼아 수년간 대량 생산 및 포장재 기술 개발 등을 지원했다.

2016년 수출길에 오르자마자 “일본산에 비해 품질은 더 좋고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고 소문나기 시작했다. 10여 개국에서 수출 요청이 쇄도했다. 중국에선 지난해 한국산 샤인머스캣이 한 송이에 8만~1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샤인머스캣은 외국에서 한국 농산물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고가에 판매될 수 있다는 전례를 만들어냈다.

K푸드 된 ‘삼계탕’, 철저한 방역은 과제

육류 수출은 식품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다. 그러나 한번 수출 길을 터놓으면 탄탄대로다. 그런 예가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지난 3년간 매년 120억원어치 이상 수출됐다. 일본에 주로 수출되던 삼계탕이 2014년 7월 미국을 뚫으면서 ‘K푸드 대표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캐나다 정부도 지난해 삼계탕 수입을 허용했다. 한국 정부가 수출 허가를 요청한 지 23년 만이다. 미국과 캐나다에 최초로 삼계탕을 수출한 마니커에프앤지는 올해 수출목표량을 지난해보다 30% 높여잡고 있다. 윤두현 마니커에프앤지 대표는 “유통기한이 길고 보양식이라는 소문이 나며 북미 지역에서 비축용 식품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계란 스마트에그, 샤인머스캣, 삼계탕 같은 수출 스타 품목이 더 나오려면 농축산업 전반의 방역 체계 등에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구제역 발생 등 방역 체계가 무너지면 언제든 수출길이 막힐 수 있어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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