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지긋지긋한 슬라이스…PGA챔프 피나우의 극복 비결은

입력 2020-05-10 18:22   수정 2020-05-11 00:31


토니 피나우(31·미국)는 장타 괴물이 수두룩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가장 군더더기 없는 스윙을 구사하는 ‘가성비 갑’ 장타자다. ‘하프 스윙’처럼 보이는 작은 백스윙이 트레이드마크다. 하지만 이 스윙으로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 샷을 손쉽게 때려낸다. 지난해에는 309.5야드를 보내 드라이브 투어 전체 비거리 부문 9위에 올랐다.

피나우의 장타는 2016년 생애 첫 승까지 가져다 줬지만 숙제도 함께 안겨줬다. 주말 골퍼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슬라이스는 PGA투어 챔피언인 그에게도 늘 고민거리였다. 최근 미국 골프닷컴이 선정한 ‘100대 교습가’ 중 한 명인 보이드 서머헤이즈 스윙 코치는 피나우의 스윙을 해부해 그가 어떻게 슬라이스 구질을 ‘파워 페이드 구질’로 고쳤는지 분석했다.

면면을 살펴보면 피나우는 슬라이스 샷에 최적화(?)된 셋업과 스윙 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립부터가 문제였다. 피나우는 스윙 교정 전까지 위크 그립(weak grip)을 선호했다. 오른 손바닥이 왼손등을 가릴 정도로 심한 위크 그립이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위크 그립은 슬라이스 구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나우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는 훅 구질을 만들어내는 데 유리한 스트롱 그립(strong grip)으로 클럽 쥐는 방법을 바꿨고, 슬라이스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봤다.

어드레스 때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튀어나오고, 오른 팔뚝이 위로 올라오는 셋업도 문제였다. 서머헤이즈에 따르면 후방(타깃의 반대방향)에서 바라봤을 때 오른 팔뚝이 왼 팔뚝을 가리는 것이 이상적인 셋업 자세인데(오른팔이 왼팔보다 약간 밑으로 내려오는 게 보편적임), 피나우는 왼 팔뚝이 밑으로 보일 정도로 오른 팔뚝 위치가 너무 높았다. 손목을 과도하게 세우면서 오른 어깨가 앞으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서머헤이즈는 “이 같은 셋업 자세가 ‘아웃-인’ 스윙 궤도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임택트 때 공을 깎아칠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슬라이스가 심한 아마추어 주말골퍼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다.

피나우는 또 테이크 어웨이 때 팔을 일찍 오른쪽으로 돌리는 습관도 있었다. 앞선 두 동작에 따라오는 ‘보상 동작’이었다. 이는 클럽 페이스가 너무 빨리 열리는 부작용까지 낳았다. 그립 방식과 팔뚝 위치에 변화를 주자 피나우는 백스윙 때 팔 대신 어깨를 더 쉽게 사용하게 됐다.

백스윙 톱의 과도한 ‘커핑(cupping: 왼손목이 꺾여 손등이 하늘 방향으로 올라가는 동작)’도 원인이었다. 손목이 커핑되는 순간 클럽 페이스가 오픈되고 다운스윙 때 클럽헤드도 가파르게 내려오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 공을 오른쪽으로 치는 것을 의식해 클럽 페이스를 빠르게 닫아버리는 ‘보상 동작 부작용’까지 나타날 수 있다. 피나우는 백스윙 톱에서 커핑 동작의 반대 동작인 ‘보잉(bowing: 왼손목이 꺾여 손등이 바닥 방향으로 내려가는 동작)’으로 그동안 그를 괴롭혔던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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