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불닭 챌린지 열풍"…'라면 넘버3' 삼양의 반란

입력 2020-05-15 17:20   수정 2020-05-17 21:52


삼양식품이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14일 발표된 영업이익은 266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매출은 29% 늘어난 1563억원. 증권사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목표주가를 일제히 10~25% 상향 조정했다.

삼양식품의 실적을 견인한 건 해외 성적이었다.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불닭’ 브랜드가 해외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초절정’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의 누적 판매량은 23억 개. 이 중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팔렸다. 지난해엔 해외에서만 4억6000만 개가 판매돼 국내 판매량(1억4000만 개)을 크게 앞질렀다.

세계인의 놀이가 된 ‘불닭 챌린지’

농심, 오뚜기에 이어 만년 3위였던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해외 매출이 급증하면서 올해 오뚜기의 라면 매출(52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여름 처음 나왔다.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가 딸과 함께 찾은 분식집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당시 분식집 앞에는 매운맛에 도전하기 위해 10~20대 여성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김 대표는 국물 없이 극강의 매운맛을 내는 불닭볶음면으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매운 맛을 즐기는 소비층은 한정적이었다. 매출이 더 늘지 않았다. 출시 4년 만인 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하락했다.

잭팟은 해외에서 터졌다. 유튜브 스타 ‘영국남자’가 매운맛에 도전하는 ‘불닭 챌린지’ 영상을 공개했다. 삼양식품은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1020세대를 겨냥해 불닭 시리즈 먹기를 놀이문화로 확산시켰다. ‘눈물 콧물 쏟으며 끝까지 맛있게 먹는 영상’은 홍보 영상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양은 여세를 몰아 불닭쫄볶이, 치즈불닭볶음면 등 5년간 약 30종의 후속작을 출시했다.

중국 입맛 꽉 잡았다

삼양식품 수출액 중 50%는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수출액은 2016년 450억원에서 1년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처음엔 파워 유튜버인 왕훙을 공략하고 웨이보와 위챗 등 SNS를 활용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분수령이 됐다. 2019년 한국 기업이 줄줄이 현지에서 철수할 당시 삼양식품은 오히려 확장 전략을 썼다. 온라인 위주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오프라인까지 책임질 현지 총판(중국 최대 온·오프라인 유통사인 닝싱유베이국제무역공사)을 잡은 것이다. 삼양은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지난 1분기에 중국 매출을 50% 이상 늘릴 수 있었다.

중국에 이어 2대 해외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는 현지화에 힘썼다. 수출 초기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해 세계 무슬림의 60%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제품을 빠르게 알렸다. 현지 식문화에 맞는 수출 전용 신제품도 내놨다. 콘불닭볶음면, 불닭김스낵 등이다. 지난해 불닭볶음면은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200억원, 말레이시아에서 150억원어치 팔렸다.

라면으로 시작해 치약까지 점령

불닭 열풍은 미국과 유럽 등으로 본격 확산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매운맛은 성공 못 한다’는 공식을 깨고 ‘파이어 누들 챌린지’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오리지널 불닭볶음면과 후속 제품들이 백인 등 미국 주류 사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캐릭터사업에도 진출했다. 불닭볶음면의 캐릭터 호치는 치약, 칫솔, 파스타소스 등 각종 MD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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