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섭취 강요 의혹' 빛과진리교회, 경찰 압수수색 맹비난

입력 2020-05-18 16:11   수정 2020-05-18 16:14



신앙훈련을 명목으로 교회 신도들에게 인분 섭취를 강요하고 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동대문구 소재 빛과진리교회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맹비난했다.

빛과진리교회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압수 물품으로 성경책을 가져가는 등 부적절한 물품을 가져가는 일이 있었다"며 "일부 편향된 진술이나 소수 이탈자의 일방적 주장에 근거해 수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빛과진리교회에 따르면 압수수색은 지난 12일 오전 8시30분부터 4시간여 동안 교회 사무실과 숙소 등 관련시설 10곳에서 진행됐다.

이 교회는 또 "경찰이 해외도피 우려와 개연성도 없고 흉악범죄자로 보기도 어려운 김명진 목사 등을 출국금지 조치했다"며 "출국금지 처분은 범죄 수사나 재판을 위해 필요하거나 해외 도피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이뤄지는 것인데 목회자 출국금지 조치가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교회 측은 "목사 사택을 압수수색하던 과정에서 경찰이 1급 장애인인 사모 서재까지 뒤졌고, 이 일로 인해 사모는 거실에서 아주 힘들게 버티는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며 "이런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이 정통 장로교 교회에서 자행된 것은 군사 독재시절에도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사건은 아직까지 의혹만 제기된 상황으로, 경찰은 현행범이나 사회적으로 큰 범죄가 아니라면 임의제출 형식으로도 얼마든지 필요한 자료를 받아갈 수 있다"며 "만약 (문제로 제기된) LTC(리더십 트레이닝 코스) 당시의 훈련기록, 휴대전화 등이 수사 대상이라면 정식으로 요청하고 방문해서 받아가면 되는데 교회와 개인 주택까지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뒤지고 자료를 가져갔다"고 했다.

이어 "비록 압수 수색영장이 있다 할지라도 빛과진리교회에서 벌어진 이번 일은 전례 없는 사례"라며 "심지어 압수수색은 초동수사도 전혀 없이 이뤄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김 목사와 관련 피고소인 2명 등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김 목사가 목회자라는 사실은 고민했으나 사안 자체가 중하다"며 "수사 목적상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개신교 시민단체인 평화나무와 이 교회 전 신도들은 지난 5일 서울 강북구 한빛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내용을 폭로했다.

당시 한 신도는 고발 기자회견에서 "당시 훈련에서 겪었던 일들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훈련이라는 명목 아래 아직 안에서 혹사 당하고 있는 교인들을 구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훈련 당시 인분을 먹었다고 밝힌 신도는 "그 당시 리더가 인분 먹는 것을 많이 권장하는 분위기였고 모임 때 인분을 먹은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도 먹어야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저 역시 당시에 바로 하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리더의 승인을 받고 인분 먹는 영상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에는 리더가 너무 되고 싶어서 거의 미친 상태였고 그 때는 (인분을) 먹는 게 정신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세뇌의 극치였다"며 "'어떻게 내가 인분을 먹을 수 있지'라는 부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세뇌가 심각하게 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평화나무에 따르면 빛과진리교회는 신도들에게 '자신의 인분 먹기', '음식물쓰레기통 들어가기', '공동묘지 가서 서로 채찍질하기', '불가마 들어가서 견디기', '양수리에서 서울까지 제한된 시간 안에 걷기', '잠 안 자고 버티기' 등을 리더십 훈련이라며 자행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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