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를 일단 정리했다"는 한 펀드매니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입력 2020-05-21 08:45   수정 2020-05-21 13:20


올 초만해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내년 말이면 5000까지 오를 것"이라고 그는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월가의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그는 미 중앙은행(Fed)이 제공하는 거대한 유동성, 그리고 꺼지지 않는 미국 경제의 불꽃이 역사적 상승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올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미 증시는 고꾸라졌고 지난 3월23일 S&P 500 지수는 2237.40까지 떨어졌습니다.

20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2971.78까지 올라 다시 3000선 턱 밑에 다가섰습니다.
2999 포인트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지역입니다. 월가에서는 S&P 500이 강력한 저항선의 상단인 3000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왔습니다.

‘강세론’을 주창하던 그 포트폴리오 매니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는 생각과는 달리 차분했습니다. 그와의 대화를 정리합니다.

-향후 뉴욕 증시는 어떻게 보는가.

"시장에는 경제 재개에 대한 상당한 낙관론이 반영되어 있다. 지난 18일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백신 후보물질 임상 1상 결과 발표에 시장이 3% 폭등하는 걸 보고 놀랐다. 임상 1상의 결과였는데도 말이다.

현재까지 S&P 500 지수는 낙폭의 60% 이상을 만회했다. 여기엔 경제 개재에 대한 낙관론이 반영되어 있다. 여기에 백신 개발 얘기가 나오니까 흥분한 것이다.

나는 경제 재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2차 유행이 나온다면 백신이 나올 때까지 경제 재개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구글, 애플의 모빌리티 인덱스를 보면서 확산 상황을 매일 모니터하고 있다. 일단은 6월 초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본다."



(이날 JP모간은 경제 재개를 시작한 많은 주에서 감염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또 펀드스트랫에 따르면 미국의 감염자수는 25일 전 정점에서 45% 감소한 상황입니다. 다만 여전히 100만명 당 하루 60명 수준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의 100만명 당 20명 수준보다 훨씬 높습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는 이날 132명이 죽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텍사스에서도 감염률이 2.8%까지 높아졌습니다. )



-18일 폭등은 숏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급하게 숏커버링에 들어가면서 나타난 일이라는 시각이 있다.

"헤지펀드 20여개와 거래하는데, 이들을 모니터해보면 올해 수익률이 정말 엉망이다.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헤지펀드 업계에 매우 크다. 그래서 위험한 베팅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시장이 상승하고 있지만, 실제 오르는 건 FANGMAN(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엔비디아)뿐이다.




"최근 포트폴리오를 좀 바꿨다. 일단은 오른 주식을 팔아 절대수익률을 좀 챙겼다. IT주,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짰던 펀드 매니저들은 그동안 시장수익률을 상당히 아웃퍼폼했다. 여기서 수익률을 올린 이들은 앞으로 한두 달 정도는 보수적으로 봐야할 것이다.

이번 장에서 특이한 건 매수세가 IT주에서 가치주, 경기순환주로 옮겨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 언밸런스한 시장이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초반에서 30달러까지 올라오면 통상 인더스트리얼(산업재), 은행주 등이 따라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FOMO(Fear of Missing Out: 혼자 뒤처질까 두려운 마음)로 인해 사람들이 주도주 위주로 계속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4월 찰스슈왑, E트레이드,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등 3개 증권사에 78만개의 신규 증권계좌가 생기는 등 월간으로 역대 최다 계좌가 생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젊은 밀레니얼 세대 위주로 미국판 ‘동학개미혁명’이 일면서 이들이 친숙한 IT주를 대거 매수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경제가 재개되면 'V'자 반등할 수 있다고 보는가?

"5월 실업률이 2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를 보면 실업률이 회복되려면 높아지는 시간의 세 배 정도가 걸린다. 이번에 3월부터 실업률이 급증했다면 석 달이다. 실업률이 어느 정도 회복되려면 9개월은 걸릴 것이다. 그래서 연말이면 실업률이 10% 가량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월가는 21일 아침 발표될 이번 주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여전히 170만~250만건까지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빨리 반등한다면 인플레이션이 생기는 게 아닌가. 유가가 연말까지 계속 오를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인플레냐, 디플레냐 논란이 많지만 현재로서는 수요 감소에 따른 디플레를 막는 게 가장 큰 우선 과제다. 그런 다음에 경기가 회복되어야 인플레를 걱정해야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있어 유가 급등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유동성 기반의 증시 랠리의 가장 큰 적은 결국 인플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50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터진 뒤 처음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180만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리 감소하자, 서부텍사스원유는 이날 4.8% 오른 배럴당 33.4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미중 갈등은 파국으로 가는 것인가

"월가 대부분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쇼'가 본질이라고 본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을 옹호할 유권자는 없으니까.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 얘기했듯이 '모든 관계를 끊는'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지난 1월 1단계 무역 합의 이전에 합의를 앞두고 기싸움을 벌이던 작년 상황이 재현되는 듯하다. 미국의 목적은 결국 중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한다. 환율로 압박하고, 대만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그런 그림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올해 농산물 366억달러 등 모두 1727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을 수입하기로 했으나 3월까지 농산물 51억달러, 전체 198억달러어치를 수입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1~2주내 중국의 약속 이행을 평가해서 보고서를 내겠다고 말했었습니다.)

-올해 말 대선에 대한 예상은?

"그동안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많이 흔들리고 있다.

여론 조사를 보면 트럼프가 계속 지고 있다. 이대로 연말까지 간다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만약 2차 확산이 일어난다면 트럼프가 필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 시장에선 그동안 트럼프 재선을 가격에 반영했던 부분이 좀 빠질 것이다. 시장으로 봐선 바이든 승리는 호재는 아닌 것 같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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