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래를 위한 인생 다모작

입력 2020-05-24 18:24   수정 2020-05-25 00:26

20년쯤 뒤 세상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누구에게나 궁금한 질문이다. 기후변화, 질병, 물 부족, 테러, 사이버 공격의 위협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걱정해야 할 정치, 경제의 불안 요소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개인으로 보면 일자리의 변화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없다.

미래에는 일자리가 대부분 사라진다고 한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빼앗아 가서가 아니라 고용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 40시간 고정적으로 출근하는 일자리는 대폭 사라지고 일거리를 받아 자율적으로 일하는 프리랜서가 대세가 된다고 한다. 일거리에는 몇 시간 안에 해결되는 단순한 것뿐만 아니라, 전문적으로 몇 달을 집중해야 완성할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도 포함된다.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전문직은 이미 프리랜서가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단기간에 고소득을 올리고 남는 시간에 자유롭게 여행하며 인생을 즐기는 삶은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한 종류의 일거리가 아니라 여러 종류를 다루는 소위 다모작 근로 형태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로 하지만 병행해서 하고 싶은 다양한 일, 가구 주문 제작이나 여행 작가처럼 판이한 종류의 일거리를 받을 수도 있겠다. 기업에서 볼 때 인사관리가 유연해지는 장점이 있고, 개인도 하고 싶은 만큼만 일한다는 장점이 있겠다. 물론 능력이 우수한 전문가에게 유리하므로 탄탄한 사회안전망의 뒷받침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다모작 근로 형태는 특히 원격 재택근무와 잘 어울린다. 또 수시로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을 원격교육을 통해 보충하게 될 것이다. 현재 전염병과 테러, 자연재해 때문에 ‘언택트’가 일시적으로 보편화됐지만, 이미 일과 삶의 패턴으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었다.

지금까지 인생 이모작, 삼모작의 의미는 농사에서처럼 한 직장을 한동안 다니고 나서 다른 직업이나 일로 갈아타는 것을 뜻했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다모작과는 아주 다르다. 새로운 세대에게 다모작과 프리랜서가 주류가 될 미래를 잘 준비시켜야 하며, 이는 교육 혁신에서 비롯될 것이다. 즉 다모작 시대에 여러 일을 오가려면 다양한 새로운 지식을 평생토록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현재의 학교 교육에서는 불가능하다.

또 개인마다 다모작의 구성이 매우 다를 수 있으므로 교육은 반드시 AI 기반의 개인 맞춤형 방식이 돼야 한다. 새로운 교육을 지원할 디지털 인프라와 교육 콘텐츠를 지금 잘 확보한다면 높은 교육열, 열정적인 국민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유한 대한민국이 다가오는 새로운 세상에서 진정한 중심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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