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에 재점화된 홍콩시위…경찰·시민 극한대립

입력 2020-05-25 07:11   수정 2020-05-25 07:13



'홍콩보안법'으로 홍콩시위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국이 홍콩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려고 하자 홍콩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앞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여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온 까닭은 앞서 지난 22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초안이 소개돼서다. 또 홍콩 입법회는 오는 27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모독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법 안건을 심의한다.

이날 시위대는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 등의 팻말을 들고 "광복홍콩 시대혁명", "홍콩인이여 복수하라", "홍콩 독립만이 살길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완차이 지역까지 행진을 시도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손에 든 모습이었다. 이들은 경찰의 최루탄, 물대포 등에 맞서 시위대는 벽돌, 우산, 유리병 등을 던졌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은 "내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게 되더라도 계속해서 싸울 것이며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며 "우리는 싸워서 이 법을 물리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에 대비해 8000여 명을 시내 곳곳에 배치하고, 불법 시위가 벌어지는 즉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홍콩 경찰은 시위대가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모이자마자 최루탄, 최루 스프레이 등을 발사하면서 해산에 나서는 강경 대응 기조를 보였다. 경찰은 물대포도 동원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코즈웨이베이 지역 상점들을 공격해 유리창을 깨뜨리고 길가에 폐품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으며, 경찰 4명이 시위대의 공격으로 다쳤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침사추이 지역 등에서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가 20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성완 지역에 있는 중앙인민정부 홍콩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주변에도 많은 경찰과 함께 장갑차 등이 배치됐다.

홍콩 야당과 범민주 진영은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홍콩 내에 중국 정보기관이 상주하면서 반중 인사 등을 마구 체포할 수 있다"며 강력한 반대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타냐 찬 공민당 의원은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홍콩법 위에 군림하는 정보기관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홍콩인들은 이에 대한 반대의 뜻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친중파 진영은 홍콩보안법에 찬성하는 시민도 많다며 입법 지지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친중파 단체인 '23동맹'은 온라인 서명 210만 명, 가두서명 18만 명 등 총 228만 명의 홍콩보안법 지지 서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숫자 '23'은 홍콩보안법의 근거가 되는 홍콩 기본법 23조를 말한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폭력집단의 심각한 위법행위가 벌어졌다"며 "이야말로 국가안전법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음 달 4일에는 '6·4 톈안먼(天安門) 시위' 기념집회가 열리며, 이어 9일에는 지난해 6월 9일 100만 시위를 기념해 다시 집회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7월 1일에는 홍콩 주권반환 기념 시위가 예정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