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이민호, 과몰입 부르는 놀라운 디테일…치밀한 연기 활약

입력 2020-05-25 13:29   수정 2020-05-25 13:31

더 킹 (사진=화앤담픽쳐스)


시공간을 초월한 이민호의 치밀한 연기가 갈수록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켜켜이 쌓아온 복선들이 베일을 벗으며 파란만장한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두 세계와 사랑하는 여인 정태을(김고은)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대한제국 황제 이곤(이민호)의 활약이 거침없는 가운데, 이민호가 시청자들의 몰입과 감정 이입을 불러일으키는 압도적인 연기로 호평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수수께끼 같았던 평행세계의 비밀들이 이전의 상황과 하나둘씩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지점들이 생기면서, 캐릭터에 당위성을 부여한 이민호의 영리한 내면 연기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후반부에 그려질 복선과 반전 코드를 위해 1회부터 치밀하게 계산해온 듯한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 이에 이민호의 감정선이 주목받으며 이곤의 행동, 대사 등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하고 있다. 아직 해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지만, 남은 4회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주 ‘더 킹 : 영원의 군주’ 11~12회가 그 관심을 더욱 고조시켰다. 이민호는 폭풍우처럼 휘몰아치는 이곤의 감정선 통해 깊고 넓어진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동안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가슴 먹먹한 애틋함을 자아냈던 이민호는 전무송(이종인 역)의 죽음과 김고은(정태을 역)의 위기를 맞는 과정에서 비통한 심정과 괴로움 등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들을 눈물에서 오열로, 분노를 넘어선 격노까지 묵직하게 터트리는 섬세한 완급조절로 드라마의 긴장감과 감동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대한제국에 납치되어온 김고은을 구출해내는 장면은 ‘역대급’이라는 극찬의 반응을 끌어냈다.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에 기적처럼 나타난 이곤이 사인검을 들고 역적들을 쓸어버리는 모습에서 이민호의 맹렬한 카리스마가 시선을 압도했다. ‘신의’, ‘시티헌터’ 등으로 이미 뛰어난 액션 실력을 인정받은 이민호는 이날도 핏발 선 눈빛과 함께 화려한 승마 실력과 검술 액션을 뽐내며 다시 한번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런가 하면, 이민호는 김고은에게만 한정된 다정한 스킨십과 직진하는 애정표현으로 달달한 설렘을 안기면서도, 눈빛과 대사 속에 애틋함과 아련함을 녹여 감정의 복선을 깔았다. “만약 그 문이 닫히면, 온 우주의 문을 열게. 그래서 자네를 보러 갈게”라는 대사나 꽃을 건네며 눈물로 고백했을 때 입었던 옷을 두고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에. 예를 들면 손에 꽃을 든 어떤 순간”에 입는다는 의미심장한 대답, 그리고 성당에서의 시간 멈춤 속 태을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눈물을 떨구는 장면이 슬픈 운명을 고조시켰다. 전보다 더 길게 멈춘 고요한 시간 속 혼자만 깨어있는 외로움, 눈물을 닦고 다시 태을의 어깨에 손 올리고 사진 찍는 모습까지 눈빛, 행동 하나하나에 처연한 분위기를 표현하며 애절함을 증폭시켰고 동시에 또 다른 복선을 암시했다.

이처럼 이민호는 폭발할 듯 쉽게 폭발하지 않는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황제의 위엄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예측할 수 없는 운명적인 로맨스의 절절함을 배가시키며 거대한 평행세계를 엮어나가고 있다. 소소한 웃음을 주며 설레게 만들다가, 애잔했다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 사이에서 세밀하게 줄타기하는 이민호의 탁월한 소화력이 진가를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 평행세계 로맨스 속으로 자연스레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한편 이곤은 과연 두 세계와 운명적인 사랑을 모두 지킬 수 있을지, 치밀하고 섬세하게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며 스토리를 완성해가고 있는 이민호의 남은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방송.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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