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中 때리기, 대선용 쇼 아니다…의회도 초당적 지지"

입력 2020-05-25 17:22   수정 2020-05-26 08:43

미국 내 대표적 중국통으로 오랜 기간 미·중 관계를 들여다본 윌리엄 오버홀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위원(75·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에 대해 “단순한 대선 오락물이 아니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다. 오버홀트 연구위원은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부터 무역, 기술, 주식시장, 홍콩 문제 등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하는 데 대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접근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1월 대선 이후에도, 그리고 혹여 민주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미국의 대중(對中) 강경책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오버홀트 연구위원은 노무라증권·뱅커스트러스트 경제분석가, 빌 클린턴 행정부 대외정책자문을 지냈고 《중국의 성장》 《위안화의 부상》 《중국의 성공의 위기》 등 다수의 중국 관련 저서를 펴냈다.

오버홀트 연구위원은 “민주당, 공화당 모두 중국이 시장개방 약속과 지식재산권 해킹을 막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 “중국을 남중국해의 위협으로 간주하며, 위구르족을 대규모 재교육캠프로 보내고 기독교 교회를 해체하려는 악(evil)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대중 정책이 보다 합리적으로 바뀌고 전문관료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바뀌겠지만 강경책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갈등이 신냉전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매우 긴장된 관계로 가고 있지만 냉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미국과 옛 소련 간에는 무역이나 투자가 거의 없었고 수천 개의 핵무기가 고도의 경계 상태에서 상대방을 겨냥했지만 이런 조건 중 어느 것도 미·중 관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버홀트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화 환율과 무역수지 같은 부적절한 문제로 중국과 협상하느라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허세(bluffing)"일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냉전적 수사도 자신의 지지기반을 동원하고 자신의 실수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장 바람직한 대중 정책은 (중국)시장접근 문제나, 지식재산권 절도 같은 이슈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대해선 “베이징은 언론·결사의 자유, 홍콩 사법체계 존중 등 (홍콩 헌법 격인) 홍콩기본법의 중요 약속을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중국이 제정하려는 법은 정상적인 집회를 테러로 다루고, 중국 경찰을 홍콩에 파견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의 비난은 정당하다”고 했다.

오버홀트 연구위원은 “미국의 공세에 중국은 더 강경하고 더 억압적으로 되고, 홍콩 문제를 포함해 모든 사안에 대해 미국을 비난하려 하는데 이는 건설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이 자국 서비스산업을 유치산업으로 보호하려 하고, 국제관계에서 스스로를 희생자로 묘사하려고 하는 점 등을 지적하며 “중국은 슈퍼파워로 행동하면서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다 누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자신이 어른인지, 아이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위해 ‘반중(反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 네트워크(ENP: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축을 시도하는 데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아마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보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되돌아가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에 EPN 참여를 요청한 데 대해선 “한국은 일단 관망하면서 EPN 구상에 어떤 실질적인 내용이 있는지 지켜본 뒤, EPN 참여가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으로선 중국을 주요 경제 파트너로, 미국을 주요 안보 파트너로 두는 것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 미국 중 어느 한쪽을 택한다면 국가적 자율성이나 경제 중 하나를 잃게 될 것”이라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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