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355일, 이재용 사과 23일만에 철탑서 내려온다

입력 2020-05-29 16:51   수정 2020-05-29 17:01


지난해 6월부터 강남역 철탑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여온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355일 만에 내려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23일 만이다.

삼성전자는 29일 ‘농성 해결에 대한 삼성의 입장’을 통해 “김용희 씨 농성 문제가 양측 합의에 의해 28일 최종 타결됐다”며 “회사는 김용희 씨에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고 김 씨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도움을 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화를 이어왔다”며 “김용희 씨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보다 겸허한 자세로 사회와 소통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1982년부터 창원공단 삼성항공 공장에서 근무하다 1995년 해고당했다. 그는 경남 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당했다며 긴 시간 회사 측과 다퉈왔다.

회사를 계속 다녔다면 정년을 맞았을 시점에 맞춰 지난해 6월3일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 같은달 10일부터 서초사옥이 내려다보이는 강남역 철탑에 올라가 이날까지 1년 가까이 고공농성을 벌였다.

김 씨와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삼성의 사과와 해고노동자 명예복직,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해왔다.

무려 25년 묵은 분쟁이 해결까지 급물살을 탄 계기는 이달 6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당시 노조 문제를 거론하며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이 부회장 발언의 구체적 성과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에게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합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공대위 대표인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이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글을 올려 “삼성과 합의문을 작성했고 오늘 오후 6시 강남역 2번 출구 철탑 밑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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