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 대상자 현역 입대시켰는데…"잘못이지만 배상은 불가"

입력 2020-06-01 07:19   수정 2020-06-01 07:22


징병 신체검사에서 면제 대상인 6급을 받아야 할 청년이 3급 판정을 받아 입대했다며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패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김범준 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4년 재신체검사에서 '과거 골절상으로 6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운동 제한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3급 판정을 받아 육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입대 두 달 만에 심한 고관절 통증이 발생했고, 군 병원 진단과 검사를 거쳐 6급 판정을 받고 이듬해 의병 전역했다.

이에 A씨는 "면제처분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현역으로 복무해 신체적·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신체검사 당시 A씨의 진술과 제출된 자료 등에 의해 운동 제한이 있음이 확인되므로 징병검사 전담 의사는 6급 판정을 해야 했는데도 만연히 3급 판정을 했다"며 "징병검사 전담의의 과실로 현역 판정을 받았으므로 국가는 A씨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징병검사 전담 의사가 직무를 게을리 수행해 입영해서는 안 되는 A씨를 입영시켰으니 그에 대한 책임은 국가에 있다는 의미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민법상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 때문이다.

소멸시효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도 행사하지 않는 기간이 일정 정도 지나면 권리가 사라진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민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손해나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으로 정한다.

1심 법원은 A씨가 의병전역을 한 시점에서는 손해를 알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의병전역을 한 2015년 1월 무렵에는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봐야 한다"며 "소송을 2018년 12월에 냈으므로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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