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 문화의 확산… 지자체 특산물 '온라인 직판'이 뜬다

입력 2020-06-01 16:30   수정 2020-06-01 16:34

서울 강동구에 사는 이모씨(30)는 지난 주말 전남 강진군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작약꽃 12송이를 1만5000원에 주문했다. 가격도 시중 꽃집보다 저렴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화훼 농가를 돕는다는 의미도 있어 구매를 결정했다. 이씨는 "꽃을 실물로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사는 것은 처음이지만 군청에서 하는 사업이니 믿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지방 농가 판매 활로 넓히는 직배송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구매가 활성화되자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특산물 직배송몰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강진군은 코로나19 유행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판로가 막힌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장미와 수국 등 지역 농민들이 재배한 꽃을 온라인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장미 8만여송이와 수국 6만여송이를 전국에 있는 소비자에게 택배로 전달했다. 작약꽃 역시 1차 판매에서 5만송이를 완판하고, 2차 판매에서도 10만송이 넘게 주문받았다.

지역 특산물 '온라인 직판'을 대중들에게 처음 알린 것은 최문순 강원지사다. 최 지사는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계가 침체되고, 학교 급식이 중단돼 강원 특산물인 감자가 창고에 남아돌자 직접 SNS를 통해 홍보에 나섰다. 10㎏당 5000원에 판매한 감자는 입소문을 타고 1주일이여 만에 2500?이 팔려나갔다. 박창원 강원도 경제진흥원 농수특산물진품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직배송몰을 통한 농산물 판매가 예년과 비교해 50% 이상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지역 농가의 판로 확대를 위해 각 지역의 특색이 담긴 직배송몰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의 '사이소'와 전북의 '거시기장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직배송몰에선 지역 특산물과 전통주, 공예품 등을 팔고 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사이소의 누적 매출은 8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억9000만원) 대비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조옥숙 경북도 농식품유통과 주무관은 "경북 농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 경북 직배송몰을 찾아 주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계기로 비대면 구매에 대한 인식 변해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특산물 직배송몰의 이용이 급증한 이유로 비대면 구매에 대한 인식 변화를 꼽는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는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고정관념마저 깨졌다는 설명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직배송몰은 임대료 부담과 중간 유통마진이 없어 판매 가격도 시중가보다 대체로 더 낮다는 장점도 있다.

'착한 소비' 문화의 확산도 지자체 직배송몰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착한 소비란 상품이나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단편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소비에 따르는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하는 지출을 뜻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신의 소비가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지자체의 특산물 직배송몰은 소비자와 농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착한 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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