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뻔한데…월급 올려달라는 르노삼성 노조

입력 2020-06-02 17:37   수정 2020-06-03 01:10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목표를 기본급 5% 인상으로 정했다. 올해 회사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가 예상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안을 마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최근 대의원대회를 열고 2020년도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기본급을 7만1687원(4.69%) 인상하고, 코로나19 극복 등의 명목으로 일시금 7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또 노조 발전기금으로 12억원을 출연하라는 요구를 포함시켰다. 휴가비와 성과급(PS) 인상도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들은 “노조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르노삼성은 지난 1분기 적자를 냈다. 부산공장 물량의 절반(연간 약 10만 대)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지난 4월 끝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연간 기준 적자전환이 예고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부품 수급이 불안정한 탓에 공장 가동도 수시로 중단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올해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현대자동차 노조조차 임금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을 정도다.

회사 임원들이 나빠진 경영상황을 적나라하게 설명했는데도 노조는 요지부동이었다. 이해진 제조본부장은 “부산공장 생산량을 늘리려면 XM3 유럽 수출 물량을 따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재는 경쟁상대인 다른 르노그룹 공장 대비 원가가 대당 112만원 높아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이 수출 물량을 따내지 못하면 부산공장 생산량은 연간 10만 대 수준에 머물게 된다. 이 경우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 부산공장의 1인당 인건비는 세계 르노그룹 공장 중 가장 높고 프랑스 공장과 비교하면 시간당 3유로(약 4000원)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면 르노삼성 노사는 또다시 극심한 갈등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은 한때 ‘노사관계 모범생’이라 불렸지만 2018년 현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수시로 파업하고 있다. 현 위원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가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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