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전쟁터"…美 시위대 5600명 체포, 경찰 5명 총상

입력 2020-06-02 23:50   수정 2020-06-02 23:52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시작된 시위가 미국 전체 도시로 퍼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정부가 야간 통행금지령을 선포하고 경찰과 주 방위군이 투입됐지만 1일(현지 시각) 수도 워싱턴DC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면서 아비규환의 발생하고 있다.

경찰과 방위군은 백악관 인근에서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위대의 분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천 명이 체포되고 경찰이 총상을 입는 일도 발생했다. 현역 흑인 의원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갑을 차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 동원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지시하면서 수도 워싱턴DC 상공에는 군 전투헬기까지 투입됐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은 폭력시위 대응을 위한 중앙지휘본부를 꾸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워싱턴DC는 지난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많은 체포가 이뤄졌다"며 "모든 이들이 훌륭하게 일을 해냈다. 압도적인 병력. 진압"이라고 썼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경찰 발표, 언론 보도, 트위터 등을 종합해 전국에서 최소 5600명이 체포됐고 5명 이상의 경찰이 총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위대를 막던 경찰 4명이 총에 맞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경찰 1명이 총에 맞았다. 경찰관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주 버펄로에서는 SUV 차량이 시위대를 막던 경찰에 돌진해 경찰관 1명이 차 바퀴에 깔리는 등 경관 2명이 다쳤다.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는 몇 시간 후 체포됐다.

CNN방송은 흑인인 젤러 마이리 뉴욕주 상원의원이 1일 밤 브루클린에서 '평화적 시위' 도중 경찰의 최루액 분사기를 맞고 수갑이 채워졌다. 그는 현장에서 경찰에게 자신의 이름과 직합이 적힌 셔츠를 보였지만, 몸싸움이 격화되면서 결국 수갑까지 찼다고 전했다. CNN은 경찰당국이 그의 신분을 몇 분 뒤 확인하고 수갑을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뉴욕 뉴저지 유타주 등 5개 주에 주 방위군 600~800명을 워싱턴DC에 파견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워싱턴DC 주 방위군 1200여명은 전원이 동원된 상태다.

뉴욕에서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브루클린에서 행진했다. 뉴욕 당국은 통금을 어기는 사람은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맨해튼에서는 약탈 행위가 발생해 노드스트롬 백화점 등많은 상가의 창문이 깨졌다. CNN은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가까운 미드타운 동부에서도 약탈 행위가 있었다고 알렸다.

LA 경찰국은 상가 보호를 위해 투입된 1000명의 캘리포니아주 방위군과 별개로 1000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차단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뿌리며 대응했다.

애리조나주가 주 전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덴버 마이애미 올랜도 애틀랜타 등 40여개의 도시에서 통행금지가 발령됐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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