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위 여론 결집시킨 주역...하필 중국이 만든 틱톡이네

입력 2020-06-04 14:33   수정 2020-06-27 00:32


로렌 그레이는 동영상 소셜미디어(SNS) 틱톡의 슈퍼스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2002년생 그레이는 전세계 팔로어가 4400만명에 달한다. 예쁜 외모로 춤과 노래, 뷰티 등 다양한 영상을 포스팅하며 가수로도 데뷔했다.

그레이는 최근 틱톡에 일상적인 콘텐츠를 당분간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의 만행을 알리고 인종차별 반대에 동참하는 청원에 서명해 달라”고 전세계 팔로워들에게 촉구했다.

○“정치 담론도 가볍고 재미있게”

틱톡이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정치 담론의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흑인 사망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을 넘어 전세계로 번지는 가운데 SNS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텍스트 위주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1세대 SNS보다 영상 SNS를 선호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틱톡에서 ‘#BlackLivesMatter(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해시태그를 건 영상은 조회수 30억건을 넘었다. 2010년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촉박돼 아랍과 중동, 아프리카 일대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운동인 ‘아랍의 봄’ 당시 트위터가 전세계로 시위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듯 이번엔 틱톡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실제로 청소년들은 틱톡의 동영상을 통해 흑인 시위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거리 시위에 동참하는 대신 기발하고 창의적인 영상을 직접 제작해 올리면서 플로이드 사망을 추모하고 인종차별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등 연대한다. 팔로어를 많이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은 “우리도 목소리를 내자”면서 영향력 행사에 나섰다.

소셜미디어 분석 전문가인 카디샤 필립스는 “틱톡의 콘텐츠 전송 속도는 기존 SNS보다 훨씬 빠르다”며 “청소년들은 ‘재미있는 공간’으로 인식된 틱톡에서 정치 담론도 가볍고 재미있게 나누고 있다”고 분석했다. 틱톡이 어느새 밀레니얼세대의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는 이야기다.


○중국기업이 해외서 성공시킨 첫 SNS

틱톡의 영상은 15초로 짧다. 유튜브처럼 공들여 만든 영상을 올리는 게 아니라 앱으로 촬영하고 바로 배경음악이나 특수효과를 넣어 재미있는 동영상을 쉽게 만들고 공유한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세계적인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오락거리를 찾던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전세계 누적 다운로드 20억건을 돌파했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리포트는 틱톡의 기업가치를 780억달러(약 90조원)로 평가했다.

틱톡은 중국 회사가 해외에서 성공시킨 첫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기도 하다. 틱톡을 서비스하는 중국 정보기술(IT) 회사 바이트댄스는 최근 미국 디즈니의 현직 임원인 케빈 메이어 월트디즈니 소비자국제부문 총괄책임자를 자사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자회사 틱톡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로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과 콘텐츠 검열 등 크고 작은 의혹에 시달려 왔다. 최근 미 정부는 틱톡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홍콩 시위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등 내용을 검열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 해군·육군은 틱톡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와 관련, 틱톡은 중국 기업이란 인식을 지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콘텐츠 정책의 의사결정을 비(非)중국인에게 맡기는 전략을 쓴다.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본사를 별도로 지정하지 않았다. 경영진은 상하이에서 활동하지만 미국 시장을 담당하는 사무소는 로스앤젤레스에 두는 식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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