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오프라 윈프리 '언제나 길은 있다' 번역한 안현모 씨 "방황하는 이들 위한 등불 같은 책이죠"

입력 2020-06-04 18:21   수정 2020-06-05 02:13


“오프라 윈프리는 단순한 방송인이 아닙니다. 유명인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똑같이 존중하며 인터뷰하죠. 그에겐 사람들의 내면을 보듬으며 지혜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어요.”

오프라 윈프리의 신간 《언제나 길은 있다》를 번역한 안현모 씨는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동시통역사인 안씨는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과 지난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통역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번 책은 윈프리 자신보다는 윈프리와 함께 대화를 나눈 사람들이 전달한 메시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짧은 분량이지만 여러 번 읽어야 비로소 내용이 이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제나 길은 있다》는 윈프리가 자신의 토크쇼 ‘슈퍼 소울 선데이’에서 인터뷰한 90명의 ‘지혜로운 말’을 담은 책이다. 세계적인 현자이자 작가인 디팩 초프라와 틱낫한 스님, 미국 민주당의 대선 유력 후보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 인생의 가르침을 전한다. 안씨는 “원서엔 인물 소개가 본문에 없는데 독자들을 위해 설명을 붙였다”며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책을 미리 읽고, 좀 더 많이 사전조사를 했다면 더욱 좋은 번역이 나올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번역가들 앞에서 이번에 첫 번역서를 낸 게 부끄럽다”고도 털어놓았다. 안씨는 “통역과 번역은 전혀 다른 분야”라고 못박았다. “통역은 현장에서 나오는 어떤 말이든 훼손 없이 전달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고, 번역은 특정 문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끊임없이 선택하고 다듬어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만약 문학 작품이었다면 절대 번역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기계발과 더불어 인생의 가르침을 주는 책이었기에 번역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오프라 윈프리가 독자들에게 말하는 듯한 분위기를 살리려 구어체 존댓말을 썼습니다. 번역하면서 ‘좀 더 근사하게 쓰자’는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했어요. 단어 하나에 집착하기보다 인터뷰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라는 숲을 보고자 했어요.”

안씨는 이 책을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라고 소개했다. 그는 “끊임없이 자아를 성찰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갈 길을 찾으려 방황한다”며 “한 치 앞도 모르는 세상에서 등불 하나를 얻으려는 이들에게 좋은 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에도 좋지만, 아무 페이지나 딱 펼쳐 읽어도 좋아요. 별생각 없이 책을 펼칠 때마다 뭔가 울림을 주는 문장이 나오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딱히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 책은 윈프리가 자신의 경력과 글쓰기 능력을 뽐내기 위해 쓴 게 아닙니다. 각 장에 나오는 윈프리의 머리말을 참고하며 읽으면 모든 인터뷰이들의 말이 하나같이 깊이 있게 읽힙니다.”

안씨는 “번역도 내게 맞다고 느꼈다”며 “관심 있고 공감 가는 분야의 책을 골라 오랜 시간 곱씹으며 국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언젠간 저도 저만의 책을 내고 싶어요. 그러려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을 쌓고, 훈련을 해야겠죠. 내적인 힘을 얻으며 독자들과 좋은 에너지를 나누고 싶어요. 윈프리처럼 말이죠.”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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