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은 특별한 작품을 남긴다"…2500여개 프로젝트 경험담

입력 2020-06-04 15:08   수정 2020-06-04 15:10

건설은 특별한 작품을 남긴다. 건설을 통해 창조된 공간은 세월을 두고 수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번잡한 뉴욕 거리를 살짝 벗어나 9·11 메모리얼 파크를 방문했을 때 느낀 감동은 지금도 기억의 저장고에 자리잡고 있다. 시칠리아 외딴곳의 신전 유적지를 방문했을 때의 감동도 마찬가지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의 《프리콘》은 건설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발주자의 성공을 위한 매뉴얼북이자 철학서이자 실용서다. 그동안 저자가 참여한 건설 관련 2500여 개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이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제목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프리콘은 시공 전에 시공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일이다. 건물을 설계도상에서 미리 지어보는 것을 말한다. 프리콘은 건설 프로젝트 초기 기획과 설계 단계에서 원가와 공기, 품질, 안전에 관한 사항을 검증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시공 과정의 변경 가능성이나 오류 발생을 미리 차단하는 노력이다. 프리콘의 의미를 새기다 보면 결국 성과 목표와 마감 시간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프리콘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선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다섯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발주자, 프리콘, 좋은 설계, 팀워크, 프로젝트 관리다. 발주자가 일류가 돼야 결과물도 일류로 나온다. 프리콘 과정에서 지나치게 간섭이 많으면 안 된다. 설계는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다. 설계자를 선정할 땐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이며, 설계 역시 단계마다 관리돼야 한다. 프로젝트 내 다양한 분야의 사람끼리 공동 운명체로서 협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 프로젝트 실행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계약을 매끄럽게 관리해야 외부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저자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라는 개념 자체가 전 산업에 모두 해당한다”고 강조한다. 또 “건설이 아닌 다른 산업에서 일하는 프로젝트 관리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인다.

각 장이 마무리될 때마다 현대를 대표하는 명품 건축물이 나온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책 내용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영국 런던 데이트모던 미술관,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독일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일본 나오시마 예술섬 프로젝트,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등이 소개된다.

저자는 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아쉬움도 드러낸다. 그는 “공공건축물이 가진 중요성을 우리나라에선 너무 홀대한다”고 밝힌다. 한 번 만들어진 공공건축물은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을 넘어 사람들에게 주는 특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건설분야 종사자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성공적인 프로젝트 관리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경험이 어우러져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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