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스나이퍼 샷'…한진선 '무관 설움' 떨치나

입력 2020-06-05 17:37   수정 2020-06-06 02:09


‘3년차’ 한진선(23)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무관의 그늘에서 벗어나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릴 기세다. ‘스나이퍼’ 아이언샷이 이틀 내내 불을 뿜었다. 이틀 연속 순위표 맨 윗자리를 지켰다.

한진선은 5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파72·63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낚아채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14언더파 130타. 단독 2위 오지현(24)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다. 최혜진(21)과 투어 데뷔 동기인 그는 신인 시절이던 2018시즌 기록한 준우승 두 번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틀 연속 빛난 ‘스나이퍼’ 샷

중학교 2학년 때 골프클럽을 잡기 전까지 사격을 해 ‘스나이퍼’라는 별명이 붙은 그다. 이틀 평균 88.8%(32/36)의 확률로 그린 위에 공을 쏘아올렸다. 그린을 지키지 못했을 땐 쇼트게임으로 위기를 막았다. 전반에 3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올라선 그는 후반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두 번째 아이언샷을 홀 옆 2m 지점에 붙여 버디로 연결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2m짜리 버디를 추가해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미국에서 캐디 부른 김세영 ‘펄펄’

강자들의 추격이 매서웠다.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앞세운 김세영(27)이 먼저 한진선 뒤를 바짝 쫓았다.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몰아쳤다. 보기는 하나도 없었다. 10언더파 62타를 적어낸 그는 중간합계 12언더파를 기록해 단숨에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단독 3위. 이 대회 하루 10언더파를 기록한 건 2018년 2라운드에서 10타를 줄인 조정민(26) 이후 김세영이 처음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한 해(2015년)부터 6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캐디 폴 푸스코와의 궁합이 좋았다. 그는 김세영이 ‘SOS’ 사인을 보내자 2주 격리를 감수하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푸스코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비제이 싱(57·피지), 최경주(50) 등 레전드 선수들과 함께했던 베테랑 캐디다. 김세영의 LPGA 통산 10승이 모두 그와의 합작품이다. “국내 체류기간이 길어질 것 같아 KLPGA챔피언십 기간에 캐디에게 한국에 와달라고 부탁했다. 100%의 경기력으로 출전하고 싶었다”는 게 김세영의 말이다. 캐디와 환상의 호흡을 보인 그는 “캐디 덕분에 최소 5타는 더 줄인 것 같다”며 “워낙 경험이 많은 분이라 이번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짙은 안개로 오후 늦게 출발한 오지현이 6타를 추가로 덜어내 단독 2위(13언더파)로 치고 올라왔다.

우승 고지 놓고 ‘한·미·일 삼국지’ 예고

한국 미국 일본 투어 대표선수들도 타수를 대거 줄이며 우승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KLPGA투어 대표 선수 최혜진과 LPGA투어의 김효주(25),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배선우(26) 등이다.

이날 김세영과 함께 경기한 최혜진은 후반에만 6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뽐냈다. 전반 3언더파를 포함해 총 9언더파 63타를 적어냈고, 중간합계 10언더파로 선두를 추격 중이다. 김효주는 4타, 배선우는 3타를 줄이며 각각 중간합계 10언더파(공동 4위)와 9언더파(공동 8위)를 기록했다.

대회장인 롯데스카이힐은 비바람이 잦아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코스 중 하나다. 대회조직위원회 역시 이를 감안해 비교적 쉬운 핀 위치를 택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틀 연속 날씨가 좋아 거꾸로 선수들에게 ‘버디 융단 폭격’을 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1라운드에서 쏟아진 버디 수만 518개. 지난해는 나흘간 통틀어 기록된 버디가 914개에 불과했다. 이대로라면 나흘간 버디 수가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소이(26·중간합계 6언더파)도 10언더파를 적어내 코스레코드 타이기록 명단에 김세영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오경은(20)은 이날 1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하며 6000만원 상당의 자동차 ‘K9’을 가져갔다. 그러나 중간합계 이븐파에 머물며 커트 통과에는 실패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중간합계 3언더파로 중위권(공동 55위)을 기록, 가까스로 본선에 진출했다.

서귀포=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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