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특감반원 "유재수보다 천경득이 두려웠다"

입력 2020-06-06 08:46   수정 2020-06-06 08:48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감찰무마 의혹' 재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사진)의 금융위원회 국장 재직 시절 감찰 과정에서 정권 핵심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의 '실세'라고 느낄 정황을 여럿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2017년 말 유 전 부시장 감찰을 직접 수행한 특감반원 이모 씨는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검찰이 공개한 조서 내용에 따르면 이 씨는 유 전 시장의 텔레그램에 윤건영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외에도 이른바 '3철'이라 불리는 사람 중 하나인 이호철과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고 했다.

이 씨는 유 전 시장이 청와대 조직 구성을 건의하는 내용도 있었고 '누가 적합하다'는 취지의 인사 부탁도 했으며, 천경득이 유재수에게 '내가 잘 아는 변호사'라고 프로필을 주며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누군가를 추천했는데 이는 실제로 성사됐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 씨는 검찰 조사 초기에는 이를 숨기다가 나중에 털어놓았다. 그는 "유재수보다 천경득이 더 두렵다. 천경득은 문재인 캠프 인사담당으로 예산은 천경득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었고, 인사에도 적극 관여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을 걸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 전 부시장 감찰이 중단된 이후 자신에 대해 '우병우 라인'이라는 등 음해성 투서가 있었는데, 투서 출처가 경찰, 민주당, 민정수석실 순으로 넘어왔다고 들었으며 "천경득의 지시로 경찰 정보국 쪽에서 작성했다는 내용도 들었다"고 했다.

감찰 당시 유 전 부시장은 돌연 병가를 내고 잠적해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이 이를 상부에 보고했는데, 그 후에 "윗선에서 감찰 그만하라고 하니 그만 진행하라"고 했다고 이 씨는 증언했다.

그는 "유재수가 엄청 '백'이 좋다는 걸 알았다. 당사자는 병가를 내고 사라진 사이에 위에서 그만하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은 4개월 후 금융위에서 명예퇴직하고 국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전했다.

이같은 인사는 매우 이례적으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중단되지 않았으면 명예퇴직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조사 당시 증인이 '세상이 희한하게 돌아간다'고 말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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