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숨은 승자는 식품주…"주가 더 간다"

입력 2020-06-07 13:32   수정 2020-06-07 13:47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소비자들의 생활습관을 바꾸고 있다. 식습관이 대표적이다. 면역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외식보다 익숙한 브랜드를 온라인으로 구매해 집에서 먹는다.

이런 식습관의 변화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변화된 소비성향을 충족한 기업들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의 주가는 향후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고 승자는 건강기능식품···주가 더 간다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주는 코로나19장세의 숨은 승자가 됐다. 수요 급증으로 쉴새 없이 공장을 돌리자 투자가 몰렸다. 홈쇼핑, 온라인 등 비대면채널 판매비중이 높았던 것도 언택트 소비 하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올초 이후 이달 5일까지 뉴트리(112.18%), 노바렉스(56.96%), 콜마비앤에이치(66.12%)는 음식료업종 주가 상승률 상위에 올랐다. 뉴트리는 '먹는 콜라겐' 1위 업체로 알려져 있다. 노바렉스와 콜마비앤에이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비타민, 홍삼 등을 애터미, 종근당건강 등에 납품한다. 노바렉스는 CJ제일제당, 한국야쿠르트, 암웨이 등 20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건기식 시장에서 OEM 업체가 성장하는 이유는 기존 브랜드의 설비투자 비용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시장에는 뛰어들어야겠고, 설비투자는 부담스런 업체들이 전문제조업체들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류와 화장품 등 소비재 산업에서도 시장 성장기에 브랜드 업체보다 OEM·ODM 업체들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았다”며 “콜마비앤에이치와 노바렉스 등은 중국시장 진출까지 예정돼 있어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4조6000억원으로 2015년 2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11.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정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니라 범용적 목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이 하나의 필수소비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실적 전망치가 높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뉴트리(50.6%), 노바렉스(8.8%), 서흥(13.1%) 등 건강기능식품업체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전보다 상향조정됐다.

해외 진출, 점유율 회복, 미·중 무역 분쟁···다양한 호재 작용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식품주 대부분이 다른 업종보다 코로나19 폭락장에서 낙폭은 작고 반등장 이후 주가 상승률은 높았다. 이달 들어서야 코스피지수가 연초 수준을 회복한 반면 농심(33.26%), 하이트진로(30.51%), CJ제일제당(18.41%) 등은 주가가 더 올랐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식이 줄어든 반면 라면, 즉석밥, 가정간편식 등 대체식품 수요가 늘었다”며 “2016년 이후 위축됐던 내수 소비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호재도 많아

전반적인 수요확대뿐 아니라 개별적 호재도 많았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찍고 일부 국가 및 지역에 봉쇄조치가 내려져 비축 수요가 폭증하자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 생산 및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여기에 기생충 효과까지 더해진 농심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3% 증가했고 삼양식품은 꾸준한 붉닭볶음면 인기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74.5% 늘었다. 3개월 전 대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농심은 44.3%, 삼양식품은 10.5% 높아졌다.

점유율 상승이 주가를 밀어오린 대표적 종목은 하이트진로다. 외식 수요가 줄어들며 주류 소비가 감소하고 있지만 테라는 수도권 등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수도권 유흥시장(식당 주점 등)에서 500ml 중병시장의 시장점유율은 이미 60%를 넘어서고 있다”며 “맛과 이미지 차별화에 성공한 덕에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시장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오리온은 중국시장에서 신제품 출시 없이도 1분기에 파이와 스낵 점유율이 각각 1.2%포인트 높아졌다.

KT&G도 주가를 회복하고 있다. 5일 8만8300원에 마감하며 연초 주가의 95% 수준까지 올라왔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동 수출이 3월말부터 가시화되고 필립모리스와 전자담배 수출 계약을 맺어 하반기 실적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 우려는 샘표와 풀무원 주가에는 호재였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 대두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지고, 대두를 사용해 된장과 식용유 등을 생산하는 이들 업체는 마진율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무역 분쟁이 재점화된 5월 이후 샘표는 39.86%, 풀무원은 23.45% 올랐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식생활에 구조적 변화가 생겼다”며 “식품 내수 시장이 정상화되고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식품업종은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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