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친중파' 가오슝 시장 탄핵

입력 2020-06-07 18:03   수정 2020-09-05 00:02

대만 내 친중(親中) 세력의 핵심 지도자로 꼽히는 한궈위 가오슝 시장(사진)이 유권자들에게 탄핵당했다. 대만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권자에게 중도 소환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올 1월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해 시정에 소홀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홍콩 민주화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만에서 반(反)중 정서가 커진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일 실시된 한 시장에 대한 탄핵 여부를 묻는 소환 투표 결과 유권자의 42.1%인 96만9259명이 참여해 97.4%(93만9090명) 찬성으로 탄핵안이 통과됐다. 대만 선거파면법에 따르면 소환 투표에서 찬성이 반대보다 많고, 파면 찬성자가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을 넘으면 해당 지자체장은 파면된다. 이로써 한 시장은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뒤 1년6개월 만에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소환투표는 ‘위케어(Wecare) 가오슝’이란 시민단체가 “한 시장이 시장 당선 직후 대선에 나가 시정을 방기했다”는 명목으로 발의했다. 이어 유권자의 10%인 37만7000여 명의 동의로 투표가 성사됐다.

한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반중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의 20년 텃밭이던 가오슝 시장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키며 친중 성향 중국국민당의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여세를 몰아 대권 도전에 나서 한때 지지율이 차이잉원 총통을 압도했지만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대만 내에서 반중 정서가 급속히 확산하며 타격을 받았다.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한 차이 총통과 맞붙었다가 큰 표차로 패했다.

파면 결정은 향후 7일 이내 가오슝시 선거관리위원회 공고를 통해 확정한다. 파면이 결정되면 6개월 이내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한 시장은 투표 결과에 승복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차이 총통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은 당연히 다시 국민이 거둬갈 수 있다”며 “견해가 달라도 평화적으로 표출하는 것이야말로 대만 민주주의의 가장 위대한 점”이라고 환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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