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감독 정진영입니다…‘사라진 시간’, 선문답으로 완성된 ‘나는 누구인가?’ (종합)

입력 2020-06-09 12:04   수정 2020-06-10 13:31


[김영재 기자 / 사진 김혜진 기자] ‘사라진 시간’이 6월 개봉한다.

영화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의 언론시사회가 9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정진영 감독, 배우 조진웅, 배수빈, 정해균이 참석했다.

‘사라진 시간’은 형사 형구(조진웅)가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다 그가 믿는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 상황 속에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작품.

영화 ‘왕의 남자’를 비롯해 최근 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전방위로 활약한 ‘33년 차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이다. 원안 및 각본 모두 그가 썼다. 정진영은 “영화 연출이 꿈이었다. 하지만 감독 자질을 의심하며 그 꿈을 접고 살았다”며, “쉰이 넘고, 한 4년 전쯤 ‘능력이 되든 안 되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 나름대로 소박하게 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 만들다 망신당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떨치고, 하고 싶은 거 했다”고 알렸다.

감독으로서 영화를 대하며 무엇이 좋았고 또 무엇이 힘들었는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진영은 먼저 “행복했다”를 대답으로 꺼냈다. 그는 “(영화를 찍는다는 행복에) 마치 미약을 먹은 것처럼 힘이 펄펄 나고 싱글벙글 웃음이 나더라”고 전했다. 후반 작업 이해가 부족했다고도 했다. 정진영은 “현장 변수로 인한 구멍을 후반 작업으로 메꾸려 했다”며, “단편 하나 찍은 적 없고, 이번이 첫 연출작이다. 후반 작업의 상을 모르고 영화를 찍은 탓에 그 구멍 채우기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그 정진영 감독이 시나리오 구상부터 주인공으로 낙점한 조진웅이 영화 ‘용의자 X’ ‘독전’, tvN ‘시그널’에 이어 다시 형사 역을 맡았다. 하루아침에 삶이 송두리째 뒤바뀐 형사 형구 역을 맡은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단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

쉬운 듯 어렵고, 어렵지만 나를 반추할 수 있는 작품이다. “미묘한 지점이 항상 존재하는 영화”라고 안내한 조진웅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보고 ‘왜 시곗바늘이 늘어져 있지?’라고 물어볼 수 있지만, 그 질문 자체가 전부는 아니다”며, “이 영화의 미묘한 매력도 그렇다. (신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흐름을 좇다 보면, 재해석의 재미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진영 감독은 “처음부터 답을 생각 안 하고 만든 선문답의 영화”라며, “선문답의 함정은 정서적 교감 등이 없다면 전달이 잘 안 된다는 것인데, 그 위험성이 이 영화에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의뭉스러운 마을 주민 해균 역의 정해균은 “나는 지금도 극 중 어디가 실제인지 헷갈린다”며, “배우들도 쫑파티 때까지 ‘이게 뭐지?’ 싶은 영화였다”고 전했다. 외지인 남편 수혁 역의 배수빈은 “‘공감을 부르는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며, “하지만 사실 (어떤 작품인지) 잘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영화적 어법의 파괴가 신선하다. 그렇다면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의 조건은 무엇일까? 기자의 질문에 정진영은 “각각의 영화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태어난 이유와 소용이 다 다르다. 하나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만 ‘사라진 시간’이 끝나자마자 다 해석이 되고 없어지는 영화가 아니라, 생각하는 도구로 남기를 바란다”며, “관객의 ‘주인공 형구의 정체는 뭐지?’라는 질문이 ‘그럼 나는 뭐지? 나의 정체는 뭐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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