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MS…미국 주식 쓸어담는 불개미들

입력 2020-06-09 15:16   수정 2020-06-09 15:20


해외 주식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약 5개월 만에 7조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미 지난 한 해 규모를 넘어선 지 오래다. 특히 미국 주식 쏠림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만 139만 건 거래하면서 55억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미국 대표주를 쓸어담았다. 올해 들어 대표적인 성장주(株)로 꼽히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주식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역대 최고치다. 개미들이 투자한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42개가 미국 주식이다. 미국 주식에 몰리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나스닥지수에서 FANGMAN(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이 차지하고 있는 시가총액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7개 대표 성장주 비중은 2016년 28%에서 현재 42%까지 상승했다.

미국 주식 쏠림현상은 그간 꾸준한 성장성을 지켜온 시장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위기 때마다 회복속도가 빨랐던 데다 성장주들이 시장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년(2010년 5월 21일~2020년 5월 22일)간 코스피지수는 23% 올랐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318%, 다우지수는 140% 급등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에는 삼성전자 외에 장기 투자할 만한 우량 종목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아마존, 애플, 알파벳 등 선택지가 많은 미국 시장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주식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처럼 급격히 쏠리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시장보다는 성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개미’들은 이달 들어 테슬라 주식을 가장 많이 매입했다. 테슬라는 미국 성장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코로나 폭락장(3월 19일) 이후 145.19% 주가가 뛰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들어 월트디즈니 마벨테크놀로지그룹 등을 새롭게 추천했다. 회사 측은 “7월부터 예정된 테마파크 재개장과 NBA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실적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판 휴롬’으로 불리는 조영도 추천리스트에 올랐다. 두유 제조기, 착즙기, 에어프라이어 등 소형 가전 제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형 가전 수요가 급증한 데다,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한 온라인 비즈니스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미국의 IT 소프트웨어 업종을 추천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경제활동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외주식에 베팅해 큰 수익을 거둔 대박 사례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지난 3월 초 만기가 돌아온 자금 중 약 30억원을 해외주식에 투자했다. 초저금리로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던 중 해외주식 투자를 결정했다. 그는 테슬라와 아마존, 성장주가 몰려 있는 S&P500과 금에 투자하는 ETF에 분산 투자했다. 지금까지 테슬라와 아마존은 각각 69.0%와 20.2% 수익을 냈다. ETF도 5~10% 수익률을 나타냈다.

코로나 폭락장에 울상이 됐던 증권사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주식 거래 투자자는 지난해 3만765명에서 올 5월까지 4만4717명으로 늘었다. 키움증권 해외 주식 계좌는 작년 1만2000개에서 올해 14만4000개로 12배 증가했다. 해외주식 거래가 급증하면서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외화증권 수탁수수료)가 국내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수수료는 올 1분기 977억원으로 작년 동기(362억원) 대비 2.7배로 늘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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