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 정진영 "상업적 승산 없는 영화…큰 빚을 졌습니다" (인터뷰)

입력 2020-06-11 17:54   수정 2020-06-11 17:56


'사라진 시간'으로 입봉한 정진영 감독이 출연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1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정진영은 "익숙하지 않은, 관습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이준익 감독에게도 초고를 보여드리지 않았다. 제 시나리오를 처음 본 사람은 바로 조진웅"이라고 말했다.

50년 된 아파트에 책상 하나, 노트북 하나 구비해 영화사를 차린 정진영에게 조진웅은 천군만마와 같았다. 그는 "조진웅이 영화 어떻게 제작할거냐고 묻더라. 배우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지만 폐를 끼치기는 싫었다. 상업적 승산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영화 '대장 김창수' 팀과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 조진웅은 "정배우님 연출 데뷔 하십니다"라고 밝혔고,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제작을 맡겠다고 나섰다.

정 감독은 "결과적으로 조진웅이 장원석 대표를 끌어들인 거다. 제가 제작했으면 무척 힘든 일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도 쉽지 않은 영화인데 새로 생긴 회사가 투자도 해줬다. 최소한으로 촬영했고 마케팅비가 늘어나 15억이 들었다. 손익분기점이 27만"이라고 덧붙였다.

정 감독의 얼굴엔 많은 감정들이 교차했다. 그는 "조진웅도 노 개런티로 출연했고 다른 배우들도 다들 차비만 받고 한거나 다름없다. 제가 그들에게 큰 빚을 진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가 머리 하얀게 빚 때문이다"라고 농을 치다가도 "이 영화의 존재가 많이 알려져야 보람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1988년 연극 '대결'로 데뷔한 후 연극, 영화, 드라마, 시사교양 등 다방면으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감독'은 정진영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2020년 '사라진 시간'을 통해 꿈을 펼치게 됐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조진웅)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시작된다.

하루 아침에 한 남자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신선한 설정과 과연 가 이전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 결말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기묘한 스토리는 색다른 재미다.

정진영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타인이 규정한 삶과 자신이 바라보는 삶, 부조리한 간극 속에 놓인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기존 상업영화의 문법을 과감히 탈피하는 패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론시사회 후 '신선한', '기묘한'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정 감독은 "영화를 보고 '모르겠다'는 반응이 있는데 잘못 본 것이 아니라 잘 보신 것"이라며 "애초에 안전한 규칙대로 가지 않으려 했고 자유롭게 써내려간 영화다. 한달음에 이야기가 와닿지 않아도 한두 템포 뒤에 생각나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영화 '사라진 시간'은 오는 18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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