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원화'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결국 예비입찰 無

입력 2020-06-11 14:51   수정 2020-06-11 14:57


서울시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를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경쟁입찰 방식을 취하려던 대한항공의 계획이 결국 어그러지는 모양새다. 전날 대한항공의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전날 마감한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매각 입찰 의향서(LOI)를 낸 곳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설명서를 받아 가거나 인수 의사를 내비친 곳은 15곳에 달했으나 매각에는 아무도 예비 입찰하지 않은 것이다.

LOI를 내지 않아도 본입찰에 응할 수 있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본입찰에도 참여하는 곳은 없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공원화를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란 게 재계의 중론이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을 오는 8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최근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다.

부지 보상비로는 4671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계획안에 담긴 보상비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임시가격이다. 향후 실제 매입이 이뤄질 경우 감정평가 업체 두 곳에 의뢰해 정확한 매입가격이 정해지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서울시는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올해를 넘긴 후 2021∼2022년에 걸쳐 분할지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 최소 5000억원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본을 확충하려던 대한항공의 자구안에는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과의 계약은 9월 말까지이나 예비 입찰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일정이 어그러졌다.

서울시가 보상비 수준까지 공고한 상황에서 민간 주체 간의 자유로운 매매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일단 대한항공은 서울시 열람 기간 의견서 제출 시한인 오는 18일에 맞춰 의견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매각 방침을 전면 철회할지 서울시에 부지를 넘기는 방안을 택할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고(故) 김봉환 전 국회의원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현동 용지 매각 건을 두고 "(제값에) 안 팔리면 그냥 가지고 있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 노조는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강행에 대해 "무책임한 탁상행정"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여파로 감원 대신 일시휴업 등을 이용해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체에게 현 정부가 고용유지 지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반대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는 민간기업의 부지를 헐값에 매입해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송현동 부지 매각이 불발될 경우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해야 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대한항공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떨며 살아가고 있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민간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겠다는 것은 엄연히 사적 재산권의 침해"라며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에 대한 족쇄를 풀어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맞게 경쟁입찰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가격을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항공의 경영 정상화와 고용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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