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면초가…마힌드라 '손 떼겠다' 또 언급

입력 2020-06-14 17:58   수정 2020-06-15 00:55

쌍용자동차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지분율 74.7%)이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며 한국 시장에서 손을 떼려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신규 자금 지원에 부정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은 급감했고, 신차 부재로 국내 판매도 부진하다. 쌍용차엔 더 이상 매각할 수 있는 자산도 남아 있지 않다.

14일 자동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쌍용차 이사회 의장·사진)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의 새 투자자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쌍용차의 새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율이 내려갈 것이고,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최대주주 자리를 내려놓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쌍용차는 지난 1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마힌드라는 지난 4월에도 쌍용차의 새 투자자를 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애초 2300억원을 쌍용차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던 마힌드라는 당시 400억원 규모의 일회성 특별자금만 지원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신규 투자를 사실상 철회하고 철수를 시사한 것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탓이다. 인도 전역이 봉쇄되면서 자동차 판매가 사실상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고엔카 사장의 발언은 4월 발표보다 더 직접적”이라며 “쌍용차에서 손을 떼려는 의지가 두 달 전에 비해 더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지원이 끊기면 쌍용차는 휘청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신차 부재로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자금 지원이 없으면 앞으로 신차 개발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2000억원가량 지원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산은은 “쌍용차는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어려웠다”며 지원을 꺼리고 있다.

새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자동차회사 모두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당장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900억원이 쌍용차의 1차 고비다. 산은은 만기 연장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다가오는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하려면 완성차업체들이 대대적인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쌍용차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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