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물' 거가대교 이어 고속철도까지…"1000만 관광도시로 제2 도약"

입력 2020-06-16 17:04   수정 2020-06-17 00:39


대한민국 제1의 조선도시 경남 거제시가 제주도에 버금가는 관광도시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카타르발(發) 대규모 수주 소식이 전해지는 등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조선업의 명성은 이어가면서도, 산업 침체가 곧바로 지역의 위기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천혜의 관광자원에서 찾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거가대교에 이어 거제~김천을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건립 계획이 확정됐고 저도 개방,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등 교통 여건과 관광 인프라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어 관광객 1000만 명의 거제 관광 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선에 관광을 더하다

경상남도 남쪽에 있는 거제시는 북쪽으로 창원시·고성군과 마주하고 있고 서쪽으로 통영시를 바라보고 있다. 본섬을 비롯해 크고 작은 11개의 유인도와 52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주위 바다는 청정해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동남부는 양식업이 발달했다.

거제는 1970년대 이후 삼성조선소(1983년 삼성중공업으로 통합), 대우옥포조선소(현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 유치와 함께 급속한 인구 증가와 지역 발전이 이뤄져 명실상부한 조선도시로 성장했다. 2010년 이후 조선 경기가 꺾이기 시작하면서 지역경제가 추락하고 일자리를 찾아 젊은 층이 떠나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여전히 조선업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지역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7만5269명으로 이 가운데 61.4%인 4만6238명이 조선업 종사자다. 전체 수출액 38억달러 중 조선업이 29억달러로 76.3%를 차지한다.

거제가 관광 쪽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시작한 것은 조선업 침체가 본격화한 무렵부터다. 2015년 말 기준 거제의 조선업 관련 업체 수는 375개에 근로자는 9만2164명에 달했으나 올해 3월 기준 업체 수는 265개로 줄었고 근로자는 5만8194명으로 감소했다. 2018년엔 조선업 위기가 가중되면서 지역 실업률이 7.1%까지 치솟았다. 지역 내 새로운 성장동력과 신산업에 대한 요구가 쏟아졌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조선업 불황을 겪으면서 언제든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고 그만큼 새로운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절실함도 컸다”며 “취임 슬로건으로 1000만 관광도시 거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고 말했다.

1000만 관광객 손짓하는 푸른섬

거제는 2011년 부산과 거제를 잇는 길이 8.2㎞의 거가대교 개통으로 부산권과의 접근성이 한층 강화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부산과 거제 간 거리를 140㎞에서 60㎞로 단축시킨 이 다리 개통으로 교통과 물류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1971년 거제대교 개통으로 육지와 연결된 이후 가장 큰 변화였다.

또 하나 거제에 변화를 가져올 교통 변수는 남부내륙고속철도다.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는 김천에서 거제까지 172㎞를 신설하는 사업으로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추정사업비 4조7000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 대한민국 종착점이 거제가 된다.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2시간30분 내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만약 부산 가덕도신공항까지 건설된다면 관광객 접근성이 대폭 향상돼 수도권은 물론 세계 관광객을 아우르는 교통 기반시설을 갖추게 된다.

‘거제도 푸른섬’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관광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일대 국립난대수목원 유치에 성공했다. 이 수목원은 난대기후에서 자라나는 식물자원의 수집과 증식을 통해 보전·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시설이다.

‘대통령의 별장’으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저도가 지난해 9월 17일, 47년 만에 일반에 개방됐다는 점도 호재다. 저도는 장목면 유호리에 속해 있는 면적 43만여㎡의 작은 섬으로 섬 전체가 동백과 해송·팽나무 등이 어우러진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200여m에 이르는 백사장 등 훌륭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올해 초엔 국내 최대 규모의 열대 온실 ‘정글돔’도 거제에 문을 열었다. 시가 4년 반 동안 공들여 개장한 이곳은 면적이 4100㎡로 국내 최대 규모의 돔형 유리온실이다.

6·25전쟁 당시 포로수용소로 쓰였던 거제 포로수용유적공원을 새롭게 단장해 관광객을 맞는 리뉴얼 사업도 2024년까지 진행 중이다. 6·25전쟁 당시 17만여 명의 피란민을 받아들여 국난을 극복한 아픔과 인도주의 역사에 ‘평화’라는 상징성을 가미해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거제=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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