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베트남 국민차' 질주…2분기 연속 도요타 제칠 듯

입력 2020-06-17 17:17   수정 2020-06-18 02:10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요새나 다름없던 도요타의 독주가 위협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질주가 원인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에 1만5362대(상용차 포함)를 판매해 도요타를 제쳤다. 2011년 탄콩과 합작해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2분기에도 현대차의 우위가 예상된다. 5월 누계로 현대차는 2만2711대를 판매해 도요타(2만2086대)를 이겼다.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도요타가 22.3%로 현대차(21.8%)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2015년 두 배 격차였던 점유율 격차는 불과 5년 만에 0.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노이에서 차로 한 시간가량 거리에 있는 현대탄콩 닌빈 공장은 효자 모델인 엑센트와 그랜드i10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자 손길로 분주했다. 연간 생산 규모 7만 대 수준인 현대탄콩의 장현구 부사장은 “검토 중인 제2 조립공장 계획이 실현되면 보다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신생아 수준이다. 베트남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승용차 판매량은 약 32만 대였다. 전년보다 11.7% 증가해 가까스로 30만 대 문턱을 넘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자동차 시장이 연 100만 대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 베트남 정부는 자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2025년에 100만 대를 넘어서고, 2035년엔 2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시장을 잡기 위한 한·일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탄콩이 연간 15만 대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증설 계획을 내놓자, 도요타도 비슷한 규모로 ‘맞불’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내 한·일전 향방은 누가 먼저 현지 부품 조달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베트남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약 4만 개에 달하는 부품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자국 자동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입차에 대해 통관 절차를 복잡하게 하는 등 비관세 장벽을 쌓고 있다.

현대차는 99%를 베트남 현지에서 조립 생산 중이지만 부품의 현지 조달률은 12%에 그치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의 판매량 중 수입차 비중은 각각 20%, 62%가량(2018년 말)이다. 현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2035년에 자동차 부품의 현지화 비중을 6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효율화된 현지 생산시스템을 누가 빨리 확보하느냐가 시장 판세를 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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