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오레 명동' 상가 327실 1년 넘게 불꺼진 이유는

입력 2020-06-18 17:28   수정 2020-10-08 16:47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높은 곳으로 통하는 서울 중구 명동 상권. 이 중에서도 ‘노른자’ 입지에 있는 ‘밀리오레 명동’(사진) 상가 327실이 1년 넘게 공실 상태로 버려져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가 소유주들과 옥상에서 운영 중인 웨딩홀의 갈등 때문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밀리오레 명동 1~2층 상가는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1년6개월 동안 상가 입구를 막고 전 실에 불을 꺼놓은 상태다.

밀리오레 명동은 17년째 전국 개별 공시지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바로 옆 건물이다. 지하철 명동역에서 출입구가 연결되는 명동 상권의 알짜 입지다. 지하 2층~지상 17층 규모로 지상 2층까지는 상가, 3~17층은 호텔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2004년 상가 부분 연면적 1400여㎡를 327계좌로 나눠서 분양해 현재 208명이 상가를 구분소유하고 있다.

상가 소유주들은 한 외국계 투자회사에 상가를 통째로 매각하기 위해 임차인들을 내보냈으나 뜻밖의 장애물을 만났다. 1~2층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해 플래그십 스토어 등으로 활용하려던 계획을 중구청이 반려했다. 건물 옥상에서 천막을 설치해 영업 중인 웨딩홀 시설이 불법건축물이기 때문에 대수선 공사를 허가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웨딩홀은 2018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루프톱 형식의 독특한 시설로 국내 신혼부부와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입을 추진하던 투자회사는 불법건축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매입을 진행할 수 없다고 나오고 있다. 상가 소유주들은 임대차 계약을 맺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매달 관리비만 부담하고 있다. 중구청은 “웨딩홀에 매년 7억원에 달하는 건축이행강제금을 부과해 자진시정을 유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가 소유주로 구성된 상가관리단은 웨딩홀을 상대로 철거 청구 소송 및 중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에 맞서 해당 웨딩홀 업체도 소송전에 나섰다. 웨딩홀 관계자는 “옥상의 건축물은 건물이 준공될 때부터 합법적으로 설치돼 있었고 원래 공연장 등으로 활용해 왔다”며 “건물 관리 업체 측에 사용허가를 받고 영업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구청의 건축이행강제금 부과 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제기했다가 지난달 패소해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한편 과거 상가 소유주들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 상가 전체 임대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소유주 208명 중 1명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무산된 바 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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