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쟝센영화제, 신인 감독에게 '온라인 무료상영' 강요 갑질…결국 사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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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19 11:00   수정 2020-06-19 11:02

미쟝센영화제, 신인 감독에게 '온라인 무료상영' 강요 갑질…결국 사과 [전문]


국내 최고 영향력을 자랑하는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작품을 출품한 신인 감독들에게 '무료 온라인 상영'을 강요하는 '갑질'을 하다가 결국 사과했다.

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이하 미쟝센) 측은 "온라인 상영에 대한 입장문"이라며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최선을 다해 대처 방안을 강구했지만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실수가 발생했다"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특히 "온라인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잘못된 점"과 "일방적인 무료 상영 결정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쟝센 측은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시국에 관객의 안전과 상영 감독님들 모두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온라인 개최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네이버TV를 통해 경쟁작들을 무료로 공개하고, GV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작품을 출품한 감독들과 긴밀한 논의와 동의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 10일 인디스토리, 센트럴파크, 주식회사 포스트핀, 퍼니콘, 필름다빈,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씨앗, 호우주의보 등 한국단편영화배급사네트워크 측은 '미쟝센 측의 일방적인 온라인 무료 상영에 대한 입장'을 통해 "코로나19로 온라인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타 영화제들은 배급사들과 긴밀한 논의과정을 거쳐 진행되고 있는 반면, 미쟝센은 거절하기 힘든 개인에게 동의를 구하거나, '동의하지 않을 시 선정 취소'라는 조건으로 이번 온라인 개최를 추진했다"고 폭로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작자들에게 온라인 상영 저작권료 지급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창작자 및 배급사와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결정에 대한 사과와 창작자 및 배급사와 재논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결국 미쟝센 측은 논란이 됐던 부분에 대해 "실수였다"고 모두 사과하면서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의 미숙함이 나쁜 의도나 불순한 이익 추구로 오해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쟝센영화제는 아모레퍼시픽 미쟝센이 후원하고, 번뜩이는 새로운 상상력과 감수성을 드러내는 재기발랄한 작품을 발굴하며 영향력을 키워왔다. 지난해 화제성과 흥행을 모두 인정받은 신인 연출자인 '엑시트' 이상근 감독,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 등도 모두 미쟝센 출신이다.

이 외에도 '미쓰홍당무' 이경미 감독, '검은사제들' 장재현 감독' 등 올해 미쟝센 공동집행위원장을 받은 연출자들을 비롯해 '군도' 윤종빈 감독, '명량' 김한민', '곡성' 나홍진, '늑대소년' 조성희, '신과 함께' 시리즈 김용화 감독 등도 모두 미쟝센을 통해 먼저 실력을 인정받았다.

다음은 미쟝센단편영화제 공식 사과문

안녕하세요, 미쟝센 단편영화제입니다. 올해는 모든 영화제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있습니다. 저희 영화제 역시 초유의 사태 속에서 최선을 다해 대처방안을 강구했으나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실수가 발생했습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다음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첫째, 온라인 상영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잘못된 점

선정작 발표 전에 해당 감독들로부터 온라인 상영에 대한 동의 여부 의견을 받았습니다. 감독들에게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거부할 경우 받을 불이익’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온라인 상영 선택권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둘째, 일방적인 무료 상영 결정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인해 100% 온라인 상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저희는 보다 많은 관객들이 단편영화를 만나기 바라는 취지로 무료 상영을 결정했습니다. 감독의 입장에서도 되도록이면 많은 관객과 만나기를 바랄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저희의 섣부른 판단 때문에 창작자들이 자신의 소중한 작품이 무료로 소비된다고 느낄 수 있다는 데 대해 깊이 공감합니다. 좀 더 긴밀하게 소통 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통보로 이루어진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셋째, 온라인 무료 상영을 거부할 경우 선정 작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안내

이 사안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상영 영화제’ 라는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저희 영화제가 ‘선정작 중 일부 작품만 관람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된다면 관객들의 입장에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저희 결정이 선정 작품 감독들에게는 강압적인 요구로 작용될 수도 있다는 점은 미처 헤아리지 못 했습니다. 명백히 사려 깊지 못한 결정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드립니다.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저희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서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단편영화를 사랑하고 단편영화 감독들을 응원하는 마음 하나로 처음 만들어졌고 이후 19년을 달려왔습니다. 부디 저희의 미숙함이 나쁜 의도나 불순한 이익 추구로 오해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올해의 일을 반성하면서 보다 성숙한 영화제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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