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에 넘어갔던 옛 한보철강, 대한제강이 품는다

입력 2020-06-19 15:32   수정 2020-06-19 15:37



일본 야마토 그룹에 넘어갔던 YK스틸(옛 한보철강 부산제강소)을 대한제강이 인수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대한제강의 철근 생산량은 현대제철 동국제강에 이어 국내 3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야마토 그룹으로부터 YK스틸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 금액은 약 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YK스틸은 옛 한보그룹의 부산제강소가 전신이다. 한보가 1984년 금호산업으로부터 인수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한보그룹이 부도처리된 뒤 당진제철소는 포스코가 위탁 경영하다가 2004년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에 넘어갔고, 부산제강소는 2002년 일본 야마토그룹이 약 1200억원에 인수했다.

야마토그룹은 일본 뿐 아니라 미국 태국 바레인 등에서 봉형강사업을 하는 회사다. 작년 포스코의 베트남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000년 초반에는 철근 시장이 초호황이었기 때문에 야마토그룹은 인수 3~4년만에 투자원금을 모두 회수했다"며 "설비가 노후화되면서 재투자가 필요한 단계가 됐지만 계속 지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철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경제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자 야마토그룹은 YK스틸 매각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소가 있는 부산 사하구 구평동 일대가 재개발돼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환경분쟁이 끊이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주민들은 '일본계 회사가 공해를 유발한다'며 회사와 지자체에 대책마련을 요구해왔다.

철근생산은 전기로로 고철 스크랩을 녹여 철 덩어리를 만드는 상공정과 철근을 뽑아내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대한제강은 작년 노후화된 전기로를 폐쇄하면서 상공정과 후공정의 수급 균형이 맞지 않아 고민해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YK스틸 부산제강소를 인수하면 전기로를 추가로 확보해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제강사들의 압연 능력은 현대제철(연 335만t), 동국제강(275만t), 대한제강(155만t), YK스틸(118만t) 등의 순이다. 대한제강이 YK스틸을 인수하게되면 2위 동국제강과 비슷한 철근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대한제강은 부산제강소의 전기로 시설을 당진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닷가 근처 언덕에 자리잡은 부산제강소 경관이 뛰어나 호텔이나 고급아파트 단지로 개발하면 가치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제강소 주변을 아파트들이 둘러싸고 있어 공장 이전설이 계속 흘러나왔다. 이 회사는 작년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충남 당진의 6개 필지를 391억원에 취득했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YK스틸 인수를 수차례 검토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단계에서 밝힐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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