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월가 '7월 위기설'…Fed, 과연 끌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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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1 17:21   수정 2020-06-22 00:44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월가 '7월 위기설'…Fed, 과연 끌 수 있나?

지난 3월 중순 이후 지칠 줄 모르고 상승했던 주가가 주춤거리자 곧바로 ‘7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됐던 지난 2분기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될 7월에는 주가가 의외로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7월 위기설의 가시화 여부는 코로나 사태 소방수 역할을 담당해온 미국 중앙은행(Fed)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Fed는 1913년 순수 민간기관으로 설립됐다. ‘세계의 중앙은행’이라 불릴 만큼 신뢰를 얻은 데는 ‘설립 목적’ ‘회의 주기’와 같은 기본과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첫 시련이 닥친 때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이다. 미국에서는 발생할 수 없다고 예상했던 금융위기가 터지자, 크게 당황한 Fed가 설립 이후 연 8회 열리는 정례회의 주기를 어기고 첫 임시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제로(0)로 낮추고 양적완화를 추진했다. 2012년에는 설립 목적도 전통적인 ‘물가 안정’에 ‘고용 창출’을 추가했다.

올 들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출구전략’을 추진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를 맞았다. 바이러스 질병으로 여겼던 코로나19로 지난 2월 중순 이후 주가가 한 달 만에 40% 이상 한순간에 붕괴되자 Fed는 12년 만에 다시 임시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기준금리부터 ‘제로 수준’으로 전격 인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두에 서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와 압력이 아직도 있으나 Fed는 ‘부정적’이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주체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 전달 경로(통화 공급→금리 인하→총수요 증가→경기 회복)’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마이너스 금리제 대안으로 거론됐던 ‘금리 상한제’는 양적완화 대상이 되는 채권에 목표 선을 정해 놓고 그 이상으로 금리가 올라갈 경우 자동적으로 대상 채권을 매입해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말한다. 밀턴 프리드먼과 같은 전통적인 통화론자가 주장한 ‘통화 준칙’과 동일한 원리다.

하지만 이 제도는 경제주체가 인플레이션을 기대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채권 매입과 유동성 공급, 그리고 인플레이션 간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리 상한제 도입의 또 하나 근거로 삼고 있는 ‘수확체감의 법칙’, 즉 너무 많이 풀리고 금리가 낮으면 돈 경시 풍조로 통화정책 효과가 줄어드는 문제도 완전히 극복할 수 없다.

채택을 전제로 검토해온 수익률 곡선 통제 방식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을 땐 ‘단저장고’, 반대의 경우 ‘단고장저’라는 용어로 익숙해져 있다. 경기와 연관시킨다면 전자가 발생할 땐 ‘회복’, 후자가 발생하면 ‘침체’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이 방법을 통한 경기 판단과 예측이 잘 맞아 경기부양 수단으로 활용됐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갑작스럽게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경기 침체 우려와 맥을 같이한다. 단고장저의 수익률 곡선을 정상화시키는 데는 단기채를 매입하는 것과 장기채를 매도하는 방안이 있다. 후자는 장기채 매도 과정에서 유동성 위축이 불가피해 코로나 사태를 맞아 유동성을 최우선적으로 공급하는 Fed로서는 가져가기가 힘들다.

전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준금리를 제로 혹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뜨린 여건에서 수익률 곡선의 정상화만을 위해 단기금리를 정책금리보다 더 떨어뜨리면 정책금리의 시장금리 조절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등 또 다른 부작용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 조정을 통한 경기부양은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금리정책이 한계가 있다면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경우 금융위기 당시 매입 대상이었던 국채뿐만 아니라 회사채, 정크본드까지 확대시킨 양적완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정크본드다. 코로나 사태로 투자 적격에서 투기 등급으로 전락한 회사채까지 매입해 주겠다는 것이 Fed의 방침이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수록 투기 등급으로 떨어지는 회사채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Fed가 이 회사채를 모두 사준다면 돈을 무제한 공급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 7월 위기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소방수는 불부터 꺼야 한다. 중간에 포기하거나 최선을 다했다 하더라도 불을 끄지 못하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Fed는 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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