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중계권 확보하라"…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콘텐츠 전쟁'

입력 2020-06-22 15:16   수정 2020-06-22 15:17


“펜타킬!” “소환사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서 게이머 한 명이 상대 다섯 명을 동시에 잡아낼 때 나오는 효과음이다. e스포츠 중계 중 시청자들의 환호성이 터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라이엇게임즈는 앞으로 e스포츠 중계 때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게임 포인트, 아이템 등을 뿌리는 ‘드롭스’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단, 라이엇게임즈의 자체 롤 중계 플랫폼으로 시청해야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들의 콘텐츠 확보 전쟁이 불붙고 있다. 점점 커지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나오고 있다. 중계 때 ‘드롭스’와 같은 이벤트를 여는 것은 물론 독점 중계권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유명한 게임 스트리머를 전속 계약하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e스포츠 중계권으로 콘텐츠 승부

라이엇게임즈는 드롭스 제도를 우선 북미(LCS)·유럽(LEC) 서머 스플릿 대회부터 도입하고, 올해 롤 월드챔피언십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 대회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등 다른 지역 도입 여부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업계는 라이엇게임즈의 드롭스 제도 도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튜브·아프리카TV 등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주도해온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기 때문이다. 라이엇게임즈가 드롭스 도입으로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면 다른 게임 개발사들의 시장 참여도 이어질 수 있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기존 플랫폼 간 콘텐츠 경쟁도 치열하다. 유튜브는 올해 초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로부터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 ‘하스스톤’ 등 인기 게임의 e스포츠 대회 독점 생중계권을 따오기도 했다. 그동안 트위치가 생중계하던 e스포츠 대회들이다.

오버워치 e스포츠 리그는 작년 분당 평균 31만3000명이 시청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콜 오브 듀티의 세계 선수권 대회 중계는 최대 18만2000명의 동시 시청자가 접속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정 게임의 중계권이 플랫폼을 옮기면 해당 게임의 스트리머들도 플랫폼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아프리카TV는 아예 자체 e스포츠 리그를 운영 중이다.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 ‘글로벌 스타크래프트II 리그(GSL)’ 등이다. ASL은 지난 4월 아홉 번째 시즌을 마무리했다. GSL은 이달 초 결승전을 열었다. GSL은 올해 10년째 리그를 운영 중이다. 이 리그들의 시청은 아프리카TV 내에서만 가능하다. 아프리카 TV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는 줄었지만 국내엔 아직 ‘보는 스타크래프트’ 수요가 많다”며 “지속가능한 콘텐츠로서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트리머 유치 경쟁도 치열

스트리머도 플랫폼의 주요한 콘텐츠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믹서는 지난해 인기 스트리머 ‘닌자’를 영입했다. 닌자는 트위치에서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를 소재로 생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다. 닌자는 트위치에서 구독자 1470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월 매출 5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MS는 닌자를 데리고 오는 데만 5000만달러를 들였다.

실제 효과는 대단했다. 닌자가 이적한 뒤 첫 방송에는 8만 명의 동시 접속 시청자가 몰렸다. 방송 시작 전부터 유료 구독자 37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스트리밍을 보는 사람들에게 플랫폼보다는 스트리머가 더 중요하다”며 “닌자를 구독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믹서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게임 스트리머들이 플랫폼에서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스트리머들이 자체 e스포츠 대회를 열고자 하면 장소, 홍보, 마케팅 등의 지원한다. 현재 아프리카TV에는 스타크래프트의 이영호, 리그오브레전드의 BJ 롤선생 등 인기 스트리머들이 전속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

○트위치 독점 굳히기 전에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간 콘텐츠 경쟁이 격화되는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스트리밍 게임 시장 규모가 2018년 4500억원에서 2023년 2조9000억원으로 여섯 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자 시장 성장 속도는 더 빨라졌다. 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업체 스트림랩스의 조사에 따르면 트위치의 올해 1분기 재생 시간은 30억 시간을 넘어섰다. 이는 라이브 영상 플랫폼 전체 재생 시간의 6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유튜브 게이밍은 10억 시간으로 2위, 페이스북 게이밍은 5억5000만 시간으로 3위에 올랐다.

1위 업체 트위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1분기 기준 트위치는 7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위 구글 유튜브(21%)와의 격차도 매우 크다. 후발업체들 사이에선 넋 놓고 있다가 급성장하는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 스트리밍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내용이 풍부해지는 플랫폼 시장은 대부분 승자가 독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게임 스트리밍 시장은 현재로선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변화 가능성이 있고 추격 업체들은 콘텐츠 확대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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