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독주냐, 포천 퀸의 재림이냐"…어느 ★이 빛날까

입력 2020-06-23 17:26   수정 2020-06-24 10:44


‘시즌 상금, 평균타수, 그린적중률, 톱10 피니시율 1위.’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효주(25)의 성적표다. 25일 경기 포천힐스CC(파72·6605야드)에서 개막하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얼떨결에 ‘독주 체제’를 구축한 김효주와 이 대회 챔프들의 승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회 멀티챔프를 꿈꾸는 초대 챔피언 장하나(28)와 대회 3승이란 대기록에 도전하는 오지현(24),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조정민(26)이 김효주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유력 대항마로 꼽힌다. 네 선수 모두 “시즌 상반기의 대미를 장식할 호기”라며 “비 소식과 터프한 코스를 고려할 때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효주 “최상의 랜딩존 찾는 게 관건”

시즌 첫 대회를 ‘톱4’로 시작한 김효주는 이달 초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통산 11승째를 신고했다. 올 시즌 5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톱5’에 들며 무서운 상승세를 뽐냈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실전 감각 유지 차원에서 출전한 국내 대회를 휩쓸면서 ‘월드 클래스’를 입증했다.

김효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상하지 못하게 KLPGA 대회에 계속 나서게 됐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게 프로의 자세”라며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컨디션 조절에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천힐스CC의 코스 세팅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주 무대인 김효주에게 낯설다. 잔디 종류가 다르고 변화무쌍한 페어웨이를 이겨내야 한다. 잘 치고도 트러블샷을 남길 수 있다. 김효주는 “트러블샷을 하지 않기 위해 최상의 지점에 공을 떨구도록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드라이브 비거리가 240m 정도로 지난해보다 훌쩍 늘었지만, 홀마다 거리를 조절해야 해 큰 장점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며 “거리보다 정확성에 비중을 두고 경기할 것”이라고 했다.

장하나 “돌아가는 여유 필요한 코스”

2015년 창설 당시 대회를 제패한 초대 챔프 장하나는 대회 2승이 목표다. “스폰서가 개최하는 대회라서 더 욕심난다”고 했다. 그는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언급됐고 거의 매 대회 ‘톱20’에 진입하며 서서히 샷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한국여자오픈에선 커트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그 덕분에 푹 쉬어 컨디션이 최고”라며 “멘탈 부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이번 주는 느낌이 좋다”고 했다.

‘하드웨어’적인 면에선 지난해보다 되레 업그레이드됐다. 장기인 아이언 샷은 여전히 날카롭다. 그린적중률이 84.13%로 전체 2위. 여기에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10야드가량 늘었다.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인지 잘 맞으면 270야드까지 공이 날아간다”고 했다.

산악 코스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지난해 포천힐스CC로 장소를 옮겨 대회가 열렸으나 무난히 톱10에 진입했다. 공격적인 질주도 필요하지만, 돌아가는 여유를 부릴 줄 알아야 성적이 나는 코스라는 게 그의 평이다. 장하나는 “지난해 대회에선 항상 반 클럽 정도 더 길게 잡고 ‘펀치샷’을 구사했더니 결과가 좋았다. 올해도 같은 전략을 들고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승부처는 마지막 2개 홀을 이루는 17번홀(파4)과 18번홀(파5). 장하나는 “17번홀은 긴 오르막 파4여서 파를 목표로 안전하게 쳐야 하지만, 18번홀에 들어서면 바로 도전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며 “18번홀에서 타수를 줄여야 우승을 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지현 “컨트롤샷 정확도가 우승 좌우”

오지현은 이 대회 챔프 중 유일하게 우승 트로피 2개를 보유하고 있는 선수. 2016년부터 2년 연속 챔피언에 등극했다. 하지만 모두 경기 안산 아일랜드CC에서 수집한 트로피다. 코스를 바꿔 치른 지난해 대회에선 1라운드 후 기권하며 부진했다. 첫날 그는 74타를 쳤다. 그는 “작년에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보완하고 준비했다”며 “올해는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팬들은 올해 그가 ‘지현천하’를 재현할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우승만 없었을 뿐 출전하는 대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3위, 한국여자오픈에서도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4위를 기록했다. 비거리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는 “드라이버로 250야드 이상 치는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휴식기가 길어졌을 때 고강도 근력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린 덕을 봤다”고 했다.

장하나와 마찬가지로 오지현도 집중력을 ‘포천대전’ 승리를 위한 열쇠로 꼽았다. 그는 “포천힐스CC는 비거리보다 정확도, 그리고 코스 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며 “클럽 선택부터 중요하다. 풀스윙보다 컨트롤샷 위주로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과 좋은 기억이 있고 인연이 깊다”며 “최근 컨디션이 좋아 시즌 첫 승을 이곳에서 노릴 계획”이라고 했다.

조정민 “타이틀 방어 영점 조정 끝”

조정민은 지난해 영광 재현을 노린다. 작년 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7타 차 열세를 뒤집는 역전 드라마를 썼다. 시즌 2승을 거뒀고 상금 6억9792만원을 모아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코스 이름처럼 기분 좋은 포천(fortune)을 받았던 대회”라며 “4라운드 시합이니 천천히 잘 풀어나가겠다”는 게 그의 말이다.

조정민은 올해 뚜렷한 성과가 없으나 조급해하지 않는다. 그를 괴롭혔던 허리 부상에서도 거의 벗어났다.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2㎏ 가까이 늘렸고 체지방률은 23%에서 20%대로 낮췄다. “영점 조정을 위해 필요한 시간들이었다”며 “컨디션을 되찾고 있고 이제 몸 상태가 거의 올라왔다”고 했다.

조정민은 산악지형인 대회 코스에 맞춰 연습해왔다. 코스의 디테일에도 훤하다. 그는 “고도 차가 큰 홀이 몇 개 있어 거리 계산을 정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또 몇몇 홀은 그린 위에서 바람이 돌기도 한다.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했다.

목표는 타이틀 방어다. 오지현에 이어 대회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는 그다. 조정민은 “지난해 역전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며 “올해도 욕심부리지 않고 경기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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