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건강에 좋다더니…2년 이상하면 심장병에 뇌졸중까지?

입력 2020-06-23 17:03   수정 2020-06-23 17:11


모유 수유가 아이와 산모 건강에 이롭다는 게 통념이지만 모유 수유를 2년 이상 오래 한 여성은 폐경 이후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4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졸중에 걸릴 위험도 더 큰 것으로도 나타났다.

강희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16~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5세 이상 자연 폐경 여성 2310명을 분석해 23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첫 출산 연령이 더 낮았고 임신 횟수가 많았으다.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많았는데 특히 2년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많았다.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심혈관 질환 발병에도 비슷한 요인이 작용했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군은 없는 군보다 초산 연령이 낮았고,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더 많았다"며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더 많았다"고 했다.

모유 수유를 2년 이상 한 경우 전혀 하지 않은 여성과 비교해 심뇌혈관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각 3~4배 높게 나타났다.

임신 횟수도 유병률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임신을 6차례 이상 한 여성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한 번 한 여성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모유 수유를 전혀 하지 않았을 때보다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했을 때 심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의 유병률 값이 유의하게 높았다"면서 "모유 수유 기간이 증가할수록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종전 연구와는 반대"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폐경 이후 여성만 대상으로 조사해 상대적으로 대상자 수가 적어 결과값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생활습관이나 가족력, 유산횟수 등 다른 변수에 따라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희철 교수는 "정확한 인과관계를 따지려면 코호트 연구(추적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는 모유 수유를 장기간 하는 집단의 사회적 특성이 그렇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신 횟수에 따른 심뇌혈관 질환 연관성과 관련해선 "출산 관련 스트레스와 생활습관 인자가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 뇌졸중이 있는 경우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많았고 임신 횟수도 더 많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경구 피임약의 에스트로젠 함량이 높을수록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에 상반되는 결과도 나왔다.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의 뇌졸중 발생 위험이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여성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경구 피임약의 에스트로젠과 프로게스테론 함량에 대한 정보가 없고 대상자의 기억에 의존한 조사라 왜곡이 있을 수 있다"면서 "복용 지속 여부와 복용 시점을 알 수 없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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