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도 배달앱…서울시, 중소앱 묶어 ‘제로배달 유니온’결성

입력 2020-06-25 14:22   수정 2020-06-25 14:35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직접 앱을 개발하는 경기도 모델과는 달리 중소 배달앱을 후방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배달 중개수수료를 2% 아래로 책정한 배달앱에는 서울사랑상품권을 이용한 결제를 허용해주고, 제로페이 가맹점을 연결해줘 배달 시장에 낮은 수수료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엔에이치페이코(페이코), 허니비즈(띵동) 등 10개 중소 배달 플랫폼 업체 및 소상공인 단체와 '제로배달 유니온'을 결성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부 업체가 배달시장을 과점하면서 높은 광고료, 중개 수수료를 부과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배달 시장을 ‘공정한 시장’으로 바꿔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로배달 유니온'을 결성한 10개 배달앱과 가맹을 맺은 소상공인은 2% 이하의 낮은 배달 중개수수료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등 대형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은 수수료와 광고료 등을 포함해 6~12%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서울시는 배달 플랫폼 업체가 낮은 수수료를 받는 대신 25만 개에 이르는 서울 시내 제로페이 가맹점을 연결해주고, 서울사랑상품권을 이용한 결제를 허용해주기로 했다. 서울시는 과다한 중개수수료와 광고료의 원인이 가맹점 확보를 위한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선 10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데 최소 1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제로페이 가맹점을 연결해 배달 플랫폼 업체에 이 같은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2% 이하의 낮은 중개수수료로도 배달 플랫폼 업체와 소상공인이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가 개발하고 있는 공공배달앱과 달리 제로배달 유니온은 지자체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 선수로 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꿔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자 "독과점 배달앱의 횡포를 억제하고 합리적 경쟁체계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며 공공배달앱 개발에 나섰다. 이후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체계 개편을 백지화했지만 이 지사는 공공배달앱 개발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김홍찬 서울시 제로페이담당관은 "공공배달앱이 지자체가 직접 민간 배달앱과 경쟁하는 구도라면 제로배달 유니온은 중소 배달앱이 대형 배달앱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대형 배달앱도 수수료 기준만 충족하면 유니온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할 배달 플랫폼 업체를 추가로 모집하고, 가맹점 유치 작업을 진행한 뒤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배달앱에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을 허용해줄 예정이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지자체가 발행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를 배달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존 지역화폐법에는 배달 플랫폼 업체에 대한 지위가 명확하지 않아 배달앱에서 지역화폐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한 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개정안에서는 배달 플랫폼 업체에 '중개가맹점'이라는 지위를 부여하고, 지자체가 중개수수료율 기준을 정해 이를 지키는 업체에는 지역화폐 사용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한 중소 배달 플랫폼 업체가 운영하는 앱이 배달의민족 등 대형 배달앱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 구매 시 7~10%의 할인 혜택을 주고 있어, 충분히 유인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대형 배달앱은 이미 요일별로 메뉴를 정해 더 큰 할인혜택을 주고 있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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