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조' 무신사…매출 年 45% 고성장

입력 2020-06-28 17:24   수정 2020-10-07 15:54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해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세쿼이아는 무신사의 기업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이 투자로 무신사는 국내에서 열 번째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았다. 국내 의류·패션 전문 e커머스 업체로는 처음이었다.

‘신발 덕후’이던 조만호 대표가 고교생 시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든 운동화동호회로 출발한 이 회사는 한 달에 1200만 명이 방문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편집숍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됐지만 온라인몰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 자체상표(PB) 무신사 스탠다드도 인기를 끌며 상품 매출이 수수료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00억원 돌파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21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3.2% 증가한 493억원이었다. 무신사는 5년간 매출이 6배 넘게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은 45%에 달한다. 쿠팡 등 대부분 e커머스 업체들이 가격 경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직접 배송을 하지 않고, 수수료를 브랜드별로 차등 적용하고, 할인 쿠폰을 뿌리지 않으면서 비용을 관리해 흑자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패션 편집숍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다. 연간 거래액 9000억원에 회원 수는 600만 명에 달한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는 3500여 개, 한 해 거래되는 상품 수는 23만 개가 넘는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과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이라는 두 가지 교차점에 서 있다. 지난해 개점한 ‘무신사 테라스’ 홍대점을 제외하면 전부 온라인으로 운영된다. 이런 점에서는 W컨셉, 지그재그, 스타일쉐어 등이 경쟁자다. 다른 한편으로는 젠더뉴트럴 성향의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이라는 점에서 원더플레이스, 에이랜드 등 오프라인 편집숍과 같은 소비층을 공략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편집숍에선 원더플레이스가 선두주자였지만 지난해 무신사가 원더플레이스 매출(1409억원)을 앞질렀다. 2015년 무신사 매출은 원더플레이스의 30% 수준에 그쳤다. 불과 5년도 안 돼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 시장에서 온라인이 오프라인 플랫폼에 우위를 점하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은 온라인에 힘을 실어줬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4월 온라인 패션 편집숍 이용자는 86% 늘었다. 2년 평균 성장률은 69%에 달한다. 무신사를 통한 해외 역직구 규모도 연간 2만 건에 이르는 등 해외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유니클로보다 싼’ 무신사 스탠다드

무신사의 신성장동력은 2015년 선보인 자체 캐주얼 의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다. 지난해 매출이 6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배 늘었다. 정소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신사 스탠다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16%에서 작년 29%로 높아졌다”며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시작된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무신사가 ‘유니클로보다 싼’ 대체 브랜드로 부상하며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쇼핑몰 우신사에도 공들이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여성 온라인 편집숍인 W컨셉이 매물로 나왔다. 이 회사의 가치는 대략 3000억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인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그러나 무신사는 타기업 인수보다는 우신사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공유 오피스 사업도 하고 있다. 2018년 동대문에 문을 연 ‘무신사 스튜디오’는 패션업계 종사자는 물론 디자이너,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롭게 입점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 ‘무신사 넥스트 제너레이션’도 운영하고 있다.

세쿼이아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진 것도 무신사가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라 패션 콘텐츠와 트렌드 등을 선도하는 ‘아시아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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