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성지' 압구정 현대백화점…2030 선호 브랜드로 물갈이

입력 2020-06-29 16:54   수정 2020-06-30 01:16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갤러리아 명품관과 함께 과거 ‘고급 백화점’의 대명사였다. 서울 압구정동 개발 초기였던 1985년 이곳에 백화점을 짓고 부촌인 강남 시장을 선점한 덕분이었다. 이후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백화점 하면 압구정본점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명품 브랜드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세계 ‘3대 명품’뿐 아니라 불가리 까르띠에 등 대표적 명품 브랜드도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매장을 둔 이유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명품의 ‘큰손’이 40~50대 중장년에서 20~30대 밀레니얼 세대로 옮겨가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변화를 택했다. 명품 브랜드 구색을 확 바꾸기로 했다.

까날리 빠지고 구찌맨즈 입점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젊은 명품 브랜드를 대거 들이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두 달 동안 4층과 지하 2층 매장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한다. ‘까날리’ ‘폴스미스’ ‘랑방옴므’ 등을 내보내고 ‘톰딕슨’ ‘구찌맨즈’ ‘발렌시아가맨즈’ 등을 들인다. 여성 브랜드도 ‘보브’ ‘시슬리’ 등을 빼는 대신 ‘메종키츠네’ ‘마가렛호웰’ ‘꼼데가르송’ 등을 입점시키기로 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업계에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상징성이 있는 중요한 유통망이다. 명품 소비에 큰돈을 쓰는 ‘압구정 토박이’ 주민이 근처에 많아 면적당 매출이 단연 높은 점포이기 때문이다. 본점의 지난해 매출은 약 8500억원대로, 3.3㎡당 월평균 매출이 8000만원에 달한다. 다른 백화점 점포보다 적게는 1.5배에서 3배가량 높다. “압구정본점에 매장이 있는지 여부가 곧 그 브랜드의 위상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징성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곳을 ‘젊은 명품’으로 채우기로 결정한 건 2030의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017년만 해도 20대의 명품 매출 비중은 4.8%였고 30대 비중은 17.4%였지만 지난해엔 각각 6.3%, 20.1%로 늘었다. 같은 기간 50대 매출 비중은 27.5%에서 25.8%로, 40대 비중은 27.3%에서 25.7%로 줄었다.

전체 명품 매출 규모도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올 들어서도 이 점포의 명품(해외패션)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3.5% 늘었다. 여성패션(-8.3%)과 남성패션(-7.6%) 등 대부분이 고전한 것과 대비된다.

30대 명품 소비 비중 20% 넘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0대 명품 소비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특히 롤렉스와 에르메스 매장을 새단장한 지난해 12월 이후 젊은 소비자가 유입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롤렉스는 국내 백화점에서 가장 큰 규모로 매장을 넓히면서 VIP(초우량고객)룸을 4개 신설했고 에르메스는 국내 백화점 최초로 1, 2층을 연결해 복층으로 구성했다. 두 브랜드 덕분에 2층 전체의 월 매출이 30% 이상 늘기도 했다.

이번 매장 재구성의 또 다른 특징은 남성 명품 강화다. 국내 최초로 매장을 여는 ‘톰딕슨’은 영국의 유명 산업 디자이너 브랜드로, 카페 겸 매장의 형태로 다음달 문을 열 예정이다. 식음료뿐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판매한다. 톰딕슨이 아시아에 매장을 연 건 홍콩에 이어 이곳이 두 번째다. 다음달 말에는 이탈리아 명품 ‘구찌맨즈’와 고급 오디오 브랜드 ‘오드’ 매장을 열고, 8월엔 ‘발렌시아가맨즈’도 문을 연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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