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값 온스당 1800달러 돌파…침체, 제로금리, 그리고 인플레 우려 탓

입력 2020-07-01 12:34   수정 2020-07-01 13:15


금 값이 8년만에 온스당 1800달러를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국 등의 경기 회복세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며 안전자산 수요가 커진 덕분이다. 또 경기 침체에 대응해각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양의 통화를 찍어내고 있는 것도 금 가격을 부추기는 요소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31.1g)당 1.1%(19.30달러) 오른 1,800.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이후 최고가이며, 2011년 9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 1920.70달러에 비해 약 6.2% 낮은 것이다. 이날 장중 한 때 1801.30달러까지 올랐다.
금 값은 올들어 18.4%, 지난 1년간 26.6% 급등했다. 금은 2011년 이후 세 차례나 1800달러 저항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실패했었다.

월가에서는 금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달 20일 향후 12개월 금 가격 예상치를 온스당 1800달러에서 온스당 2000달러로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금 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저항선인 1900달러를 넘을 경우 사상 최고치를 넘어 2114~2296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금 매수(롱) 포지션(비상업)은 요즘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금이 랠리하는 원인은 세 가지 정도로 분석된다.

먼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4만명선을 돌파하자 경제 봉쇄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또 미·중 갈등이 곳곳에서 심화되고 있고,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모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는 요소들이다.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금과 미 달러화, 미 국채 등 안전자산 가운데 금이 가장 마지막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갑자기 불거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응해 각국이 전례없는 저금리와 양적완화(QE)를 실시하면서 통화가치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 3월 초 4조2000억달러 수준이던 자산이 6월말 7조2000억달러에 다했다. 유럽연합(EU)은 7500억유로 규모의 복구기금 조성을 추진중이다. 방대한 양의 통화가 풀리면 실물가치를 지닌 금 값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시카고의 블루라인 퓨처스의 필립 스트레이블 수석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Fed는 매우 완화적이며, 경제 봉쇄가 전세계적으로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중앙은행들의 조치가 이뤄될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몇 년내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금값 상승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의 M2(총통화)는 지난 3월 15조달러에서 최근 18조달러대로 확대됐다. 아직은 유통속도가 낮아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경기가 살아날 경우 인플레가 고개를 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최근 "미국의 재정적자 급증, 미국의 저축률 감소 등으로 인해 달러가 조만간 주요 통화 대비 35% 가량 절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 관계자는 "금 투자는 헤지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를 배분하는 것"이라며 "큰 수익을 남기기 위해 돈을 몰아 투자할만한 자산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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