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실적 최악' 우려에도…신용등급 대규모 하향조정 없었다

입력 2020-07-01 15:46   수정 2020-07-01 16:05


신용평가사들의 기업 신용등급 정기평정이 최근 마무리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친 영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정유, 여행 등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올 2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올 상반기 기업 신용등급 정기평정을 최근 마무리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전년도 사업보고서를 기초로 상반기 실적까지 감안해 매년 6월까지 신용등급 연간 재조정을 한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기업 실적이 나빠져 정기평정에서 신용등급이 무더기 하향조정될거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뚜껑을 열고보니 실제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은 많지 않았다. 3사 모두에게서 하향조정된 기업은 LG디스플레이, 이마트, 현대로템 등 3사가 전부였다. 이들 기업의 신규 적용 신용등급은 각각 A+, AA0, BBB+로 이전 정기평정에 비해 한단계씩만 떨어졌다.

이밖에 농협생명보험·KCC·OCI·CJ CGV·두산중공업은 신평사 2곳에서, 선진·한미약품·폴라리스쉬핑·효성캐피탈·두산퓨얼셀·두산은 1곳에서 하향조정됐다.

이들 신평사 가운데 한곳만 신용등급을 내려도 해당 기업은 기준등급이 낮아진다. 그러나 상황이 중대할 때는 여러 신평사가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내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일부만 내리기 때문에 이를 통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이 정도로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마무리한 건 2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선방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등급 조정의 예비단계로 볼 수 있는 '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된 기업은 많았다. 신평사 3곳 가운데 1곳 이상에서 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된 기업은 46개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상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하향 불안감이 시장에 남아 있을 전망이다. 또 전망 하향조정 만으로도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가 확대되는 등 해당 기업은 금융 활동을 할 때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기업들은 실적 회복에 힙입어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점차 개선되겠지만 신용 등급 상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한번 높아진 부채 수준이 다시 낮아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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