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돼지독감, 제2의 코로나?…식물성 고기 '대체육' 뜬다

입력 2020-07-01 14:45   수정 2020-07-01 14:47



식물성 고기인 대체육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인구가 늘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 공포까지 더해진 점은 대체육 수요를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1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인구 대비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10년 전에 비해 15배 가량 늘었다. 세계 채식 인구는 1억8000만명으로, 동물권 환경보호 등의 이유로 꾸준히 증가세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식 위주의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이 늘어나면서 육류를 대신할 대체육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대체육은 실제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고기의 맛과 식감을 낼 수 있는 식료품을 말한다.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콩과 같은 식물성 원재료를 사용하여 만드는 '식물성고기(plant-based meat)',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축산농가 없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식용곤충' 등이다. 다만 배양육은 비용 및 대량 생산 등의 문제로 2022년 이후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물성 고기를 소비하는 층이 채식주의자 만이 아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칸타 인사이츠에 따르면 식물성 고기 소비자의 92%는 일반인이었다. 2018년 기준으로 식물성 고기 시장은 전년 대비 24% 증가하며 일반 고기 시장의 12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3년 27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육류 소비 시장인 중국이 대체육 산업을 키우고 있는 점도 고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로모니터는 중국의 ‘대체육’ 시장이 2014년 이후 매년 33.5%씩 성장해 2018년 100억달러(약 12조원)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세계 식품기업 네슬레는 톈진 경제기술개발 지역에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대형 '비건 푸드 팩토리'를 건설할 예정이다.

최근 중국에서 신형 돼지독감이 발생한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전날 중국 대학과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CCDCP) 소속 과학자들은 신형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관한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G4'로 명칭이 붙은 이 바이러스는 신종 인플루엔자(H1N1) 계통이다. 주로 돼지를 통해 옮겨지지만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쳐 사람 간 전염이 용이해지는 형태로 발전하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체육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식품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동원 에프엔비(F&B)는 미국 대체육 제조업체인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 햄버거패티 소시지 등을 판매 중이다. 인트론바이오는 대체육 핵심 원료에 관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트론바이오는 지난 5월 관련 기술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 GRAS(식품 첨가물에 대한 FDA의 합격증) 인증 추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대체육을 미래 먹거리로 꼽고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올해부터 롯데중앙연구소와 식품·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체육 원천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 식품계열사 롯데푸드는 지난해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출시했다. 종류는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 2종이다. 닭고기의 풍미와 식감을 살리기 위해 롯데중앙연구소와 약 2년 간 연구했다.

롯데푸드에 따르면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지난해 4월 중순 출시한 후 현재까지 6만개 이상 판매됐다. 롯데푸드는 "판매가 점차 확대 중"이라며 내달 함박스테이크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피자 토핑 등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나, 건강과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20~30대 여성 소비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추후 제품군이 확대되고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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